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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연 논설위원이 간다] “지금은 생각 안 해…조만간 전혀 다른 상황 벌어질 것”

중앙일보 2020.09.09 00:39 종합 22면 지면보기

안철수는 야권 대표로 서울시장에 나서게 될까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운데)가 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 대표회의를 제안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운데)가 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야 정당 대표회의를 제안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야권 연대를 하느니 황야에서 죽겠다’던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은 지금 정말로 황야에서 풍찬노숙하는 중이다. ‘국민의힘’이 중도·호남 표심 끌어안기에 열을 올리면서 당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좌클릭으로 외연 확장에 나서자 중도층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엔 지지율 누수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최근 국민의당 지지율은 표본오차 범위인 3~4% 수준을 오르락거린다. 총선 득표율의 절반 수준이다. 안 대표는 당 쇄신안 마련을 서두르는 등 돌파구 마련에 절치부심이다.
 

“코로나 속 재보선 야권에 불리
서울시장 지면 대선도 힘들어져
선거를 정권교체 교두보 삼자면
인지도·호감도 높은 후보 내야”

하지만 당 안팎에선 국민의힘과의 야권 통합 혹은 연대 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의원 3명의 초미니 당인 국민의당이 현실적 한계를 느끼는 것처럼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이대론 어렵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수퍼 여당에 맞서려면 중도층으로의 저변 확대가 필요하고 그러자면 흩어진 야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보선이 7개월 앞이다. 국민의힘은 전국 선거에서 내리 4연패 했다. 내년 4월 7일 서울·부산시장 선거마저 내줄 경우 당이 해체되는 수준의 타격을 피하기 힘들 거란 위기감이 크다.
 
문제는 누구를 내세워야 하느냐다. 관건인 서울시장 후보로 더불어민주당에선 박영선·추미애 장관과 우상호·박주민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야권은 오리무중이다. 대선 주자이기도 한 안철수 대표가 가장 먼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국민의힘은 지난 4월 총선에서 최악의 참패를 기록했다. 서울 49석 중 겨우 8석을 건졌을 뿐이다. 인물난에 시달리는 국민의힘에선 안철수 연대론, 활로를 찾지 못하는 국민의당에선 안철수 결자해지론이 나온다.
 
안 대표는 대선에서 중도·보수 단일 후보로 뛰는 쪽이다. 그런 그가 양당 연대와 통합을 통해 야권 대표 선수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게 될까. 안 대표에게 물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나.
“지금은 선거 생각 안 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을 거고, 그때 상황에서 뭘 시작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은 우리가 하는 일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인가.
“지금은 선거 고민을 전혀 안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탄생에 기여했다. 당내엔 결자해지 차원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 않나.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내가 묶었지만 다른 사람이 풀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어떤 사람이 후보가 돼야 할까.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고 호감이 많고 신비주의적인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너무 많이 알려졌다.”
 
재보선이든 대권이든 일정만 놓고 보면 올가을쯤에 합당 등의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하지 않나.
“10월 국회 국정감사까지는 모두 정신이 없을 거다. 그 이후는 그때 고민한다. 지금 결정한다 해도 어차피 그대로 안 간다. 여러 번 엎치락뒤치락하며 상황이 바뀔 텐데 그 상황에서 판단하면 된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어떨까.
“야권이 힘들 것 같다.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상황이 전개되면 인지도 없는 사람은 힘들다. 지금 야권은 여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 높은 분이 드물고, 동네마다 구청장 구의원, 그 밑에서 먹고 사는 사람들을 급속하게 늘려놨다. 그 사람 숫자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만만치 않다.”
 
내년 선거에 지면 야권은 대선도 어렵지 않겠나.
“일본 자민당처럼 20년 집권론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야권 유권자들 사이에선 재보선 전에 뭉치라는 요구가 많은 것 아닌가.
“기계적으로 합친다고 반문 유권자가 모두 모이는 게 아니다. 총선서 드러났다. 요즘 20~30대 젊은 층과 많이 만난다. 총선에 대해 물어보면 혐오 정당보다는 엄청나게 큰 실망을 계속 주는 정당을 찍었다고들 한다. 문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많아져도 1대1 대결하면 또 민주당 찍는다는 얘기다. 국민의힘은 젊은층에게 아직도 혐오 정당 이미지를 갖고 있다. 우린 아니다.”
 
그렇다고 국민의당 지지율이 높은 것도 아닌데.
“지지율은 왔다 갔다 한다. 8월 15일 이전엔 국민의힘이 분위기 좋다가 다시 추락하고 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먼저 야권 파이를 키워야 하고, 그러려면 혁신 경쟁해야 한다. 우리 당의 의원 숫자는 많지 않지만 담론 크기는 작지 않다. 오히려 우리가 크다. 두 당이 어젠다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면 관심이 쏠릴 거다.”
 
중도를 표방한 국민의당이 중도로 가는 국민의힘과 합치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나.
“무조건 합친다는 생각은 안 한다. 다만 정책 연대는 조율 중이다. 국회서 정책으로 같이할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는지 논의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총선에서 참패했다. 왜 그랬다고 보나.
“조국 사태 때부터 시작하면 8개월 정도를 온 나라가 나뉘어 싸웠다. 중도층조차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 사회 분위기가 극단으로 갔는데 그나마 국민들이 불씨를 꺼뜨리지 않게 살려 주신 셈이다. 현역 의원 20명이 넘는 민생당도 3%를 못 받았는데 우리 당엔 3배를 주셨다.”
 
정치를 떠나 해외에 1년 반 동안 머물렀다. 복귀할 때 결심은 뭐였나.
“나라가 망가지고 있으니 이 길로 가면 안 된다고 얘기하러 왔다. 지난해 12월 31일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는 책을 끝냈다. 쓰고 나니 결심이 섰다. 설사 사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올바른 길이 어떤 길이라는 걸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총선에서 국민들이 다시 살려 주셨다. 그래서 힘을 기르는 중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아직은 모호하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겠다는 것도 아니지만, 결코 출마하지 않고 대선에 전념하겠다는 말도 아니다. 주변에선 야권 대표 선수로 자연스레 추대되면 피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들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추대와는 거리가 멀다. 내부에선 두 가지 다른 기류가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안 대표는 흡수 대상이다. 김 위원장은 연대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밖에 계신 분들이 관심이 있으면 우리 당에 흡수돼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중진 의원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힘을 합치자”는 쪽이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서울시장이든 대선이든 통합된 경선을 치르면 안 대표의 독자적 지지세력에 저희 당 지지세력까지 합쳐 선거를 치르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며 “‘같이 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고 선택은 안철수 대표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에게 물었다.
 
양당이 결국 합치게 될까.
“합치면 당의 세력이 커지는 데 나쁠 게 뭐가 있나. 우리 당의 많은 의원들이 통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움직임이 있나.
“우리가 미래한국당과 합당할 때 국민의당에서 미래한국당과 먼저 합치고 싶다는 얘기가 있었다. 우린 세 당이 한꺼번에 통합하자고 제안했지만 무산됐다. 국민의당에선 안철수 대표가 그저 불쏘시개 역할만 하는 게 아닐까란 걱정이 있는 모양이고, 그게 걸림돌이다.”
 
합친다면 언제쯤 가능할까.
“연대든 합당이든 연내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김종인 위원장은 생각이 다르지 않나.
“합당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 다만 안 대표가 정치하는 데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더라.”
 
통합하면 안 대표는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되나.
“서울시장일 수도 있고 대선 후보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가능한데 ‘미스터 트롯’ 방식으로 선출 방식을 바꾸면 불쏘시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2017년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대표는 선거 막판 김종인 위원장에게 ‘개혁 공동정부 준비위원장’직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선거를 열흘 앞두고 제안을 수락했다. 안철수 대표에게 김종인 위원장에 대해 물었다.
 
김종인 위원장과는 어떤 관계인가.
“2011년 ‘청춘콘서트’를 할 때 10분 정도 만난 게 전부다. 나중에 멘토라고 언론에 나오던데 이해를 못 하겠다. 지난 대선 때 막판에 도와주신다고 해서 뵌 게 거의 유일한 만남이다. 따로 만나서 얘기해본 기억이 없다. 그나마 최근엔 공식 석상에서도 만난 적이 없다. 함께 일해본 적이 없어 어떤 분인지 잘 모른다.”
 
최상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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