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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수도권 사전청약 6만채…전세난 더 부채질 우려

중앙일보 2020.09.09 00:17 종합 1면 지면보기
국토교통부는 내년 7월부터 2022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6만 가구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한다고 8일 밝혔다. 경기도 과천과 하남 교산지구, 남양주 왕숙지구, 인천 계양지구 등 3기 신도시와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등 서울 일부 지역이 포함됐다.
 

내년 7월부터 인천 계양 등 대상
본청약까지 무주택 유지 의무화
대기하는 기간까지 전세 살아야
11년 전 시행 땐 전셋값 8% 뛰어

내년에는 인천 계양(1100가구)과 과천(1800가구), 남양주 왕숙(3900가구) 등에서 3만 가구의 사전청약을 받는다. 해당 아파트 단지에서 중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85㎡)의 공급 비율은 전체의 30~50%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동안 공공분양 아파트 단지에서 소형(전용면적 40㎡ 이하) 위주로 공급했던 것을 고려하면 중소형 공급 비율을 대폭 높이는 셈이다.
 
다만 서울에선 여전히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가 이번에 공개한 서울의 사전청약 물량은 5000가구다. 내년에는 노량진역 인근 군부대 부지(200가구)와 남태령 군부대 부지(300가구) 정도다.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용산 정비창 부지에선 2022년 사전청약 물량으로 3000가구를 제시했다.
 
이번 발표에서 서울 태릉골프장 부지와 용산 미군기지(캠프킴), 마포 서부면허시험장, 과천정부청사 부지 등은 빠졌다. 일부 지역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어서 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태릉골프장은 1만 가구(면적 80만㎡)가 넘어 광역교통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며 “내년 중에는 (사전청약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천정부청사 부지에 대해선 “행정부처 이전 종합계획을 먼저 세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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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아직 일정을 잡지 않은 태릉과 마곡·은평까지 더하면 (서울의 사전청약 물량은) 1만 가구가량 될 것”이라며 “관련 지방자치단체·주민과 협의하고 있으며 필요한 부분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공공 분양주택 사전청약이 전셋값 상승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공 분양주택 사전청약에는 무주택자만 참여할 수 있다. 사전청약에 당첨된 다음에도 1~2년 뒤 본청약까지는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거주자 우선공급 대상에 선정되기 위해 일부 인기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는 사람들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  
 
태릉골프장 등 알짜 빠져, 김현미 “교통대책 세워 내년 사전청약 준비”

 
경기도의 경우 주택을 분양하는 시군에서 2년 이상(투기과열지구 기준) 거주한 무주택자에게 전체 물량의 30%를 우선 공급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사전청약은 당첨자에게 주택 분양을 약속하는 셈이어서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를 진정하는 효과는 있다”며 “다만 청약 대기 수요가 늘면서 전세시장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보금자리주택의 사전예약이란 이름으로 비슷한 제도를 운영했었다. 하지만 사전예약에 당첨된 사람들이 본청약까지 너무 오래 기다린다는 불만이 나왔다. 당시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09년(8.1%)과 2010년(7.3%) 2년 연속 상승에 이어 2011년(13.4%)에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은 2011년 폐지됐고 2012년에는 전셋값 상승 폭(2.2%)이 꺾였다.
 
현 정부는 사전청약에 당첨된 사람들이 본청약까지 대기하는 기간을 1~2년으로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사전청약에 당첨된 뒤 실제로 새집에 입주하기까지 4~5년이 걸릴 수 있다. 정부가 ‘말 바꾸기’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018년 주택 후분양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후분양을 유도했다. 집을 거의 다 지은 시점에서 분양하면 건설사의 부도나 부실공사 등으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위험이 낮아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가 9년 만에 부활시킨 사전청약은 후분양과 정반대 방식이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선분양을 두고 건설업체가 투기를 조장하는 것처럼 몰아세웠는데 선분양보다 빠른 사전청약을 대대적으로 도입하니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최현주·김홍범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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