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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연설 ‘다음’ 메인에 오르자…윤영찬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

중앙일보 2020.09.09 00:08 종합 6면 지면보기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의 다음 메인 노출과 관련해 문자 메시지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의 다음 메인 노출과 관련해 문자 메시지를 하고 있다. [뉴스1]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
 

의원실선 카카오에 전화해 항의
윤 “전날 이낙연 연설은 메인 안 떠”
카카오 “이 대표도 첫 화면에 노출”
야당 “서슬 퍼런 여당의 뉴스통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2시11분쯤 국회 본회의 도중 누군가에게 보내려던 메시지 일부다. 국회 출입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날 본회의에선 주호영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었다. 윤 의원과 문자를 주고받은 상대방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메인에 주 원내대표 기사가 떠 있는 화면을 캡처해 보내면서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고 했다. 이에 윤 의원은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 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낸 뒤 이어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했다. 다음과 카카오는 2014년에 합병했다.
 
윤영찬

윤영찬

윤 의원은 이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자 상대방은 자신의 보좌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제(7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다음 메인에 보이지 않았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양당 대표가 연설하면 똑같은 기준으로 (기사 배치를) 해야 한다”며 “논란이 되겠지만, 당연히 내가 항의할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들어오라’는 대상에 대해선 “카카오에서 국회 출입하는 대관 (업무를 하는) 사람이다. 어쨌든 항의는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윤 의원실이 카카오에 연락도 했다고 한다. 카카오 측에선 “윤 의원실에서 전화가 와서 얘기하기에 ‘다음 첫 화면에 이 대표 기사도 노출되었다’고 설명해 줬더니 전화를 끊더라”고 말했다. 윤 의원 주장과 달리 이 대표 기사도 메인에 나왔다는 의미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와 관련, “네이버와 다음 모두 뉴스 배치를 인공지능(AI) 방식으로 해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초선의 윤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네이버 부사장을 지냈다. 포털업체를 담당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이기도 하다. 포털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사다.
 
그런 윤 의원이 항의했다는 걸 보고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로 인해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와 여당이 포털을 좌지우지했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민국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최고 기업 ‘카카오’를 국회에 초치(招致)하는 서슬 퍼런 민주당의 이면”(김은혜 대변인), “뉴스 통제가 실화였다. 민주당은 당장 해명하라”(배현진 원내대변인) 등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윤 의원은 과방위에서 “(이 대표 기사 처리에) 항의하지 않았다. 편집의 자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오늘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박성중 의원은 “이낙연 대표 연설도 (다음) 메인에 게재가 됐다. 이렇게 바로 앞에서 거짓말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김효성·김기정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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