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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 경기도 조사 받는다

중앙일보 2020.09.09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이재명

이재명

경기도가 배달 앱에 이어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경기도 공정경제과는 8일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 독점력 남용에 대한 실태 파악과 대응책 마련을 위해 오는 20일까지 ‘카카오T블루’ 배차 몰아주기 실태조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카카오T블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서비스다. 파리바게뜨처럼 가맹사업자가 개인·법인택시를 모아 규격화된 이동 및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방식이다. 카카오T블루 가맹 택시는 라이언·어피치 등 카카오 캐릭터로 랩핑돼 있다.
 

기존 업계 “콜 차별적 배분” 주장
서비스 전후 두 달간 콜 건수 비교
이재명이 만든 공정경제과가 조사
카카오 “알고리즘 통해 배차한 것”

이날 경기도는 카카오T블루가 운행하는 7개 시군구와 운행하지 않는 5개 시군구의 택시기사 매출과 카카오T 콜 건수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두 그룹의 카카오T블루 진출 전후 2개월 간 매출·콜 규모를 비교할 계획이다. 김지예 경기도 공정경제과장은 “이미 시장 지배력이 큰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몰아주기를 할 경우 시장 독점으로 이어져 소비자선택권을 침해하고 중소사업자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지난 상반기부터 카카오모빌리티가 콜을 차별적으로 배분한다고 주장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중개플랫폼 카카오T(가입자 2400만 명)를 운영하면서 직영(914여 대)과 가맹(1만372대) 택시를 함께 운영 중이다. 택시기사들은 직영·가맹에 속하지 않은 일반 택시에 카카오T가 배차해주는 콜 수가 현격히 줄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승객이 카카오T 앱에서 일반 택시를 호출해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체 이벤트를 통해 카카오T블루로 업그레이드해주는 경우를 ‘몰아주기’ 사례로 꼽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도가 8일 배달 앱에 이어 카카오T블루의 ‘배차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카카오T블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서비스다. 박민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도가 8일 배달 앱에 이어 카카오T블루의 ‘배차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카카오T블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서비스다. 박민제 기자

경기도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카카오T블루가 진출한 지역 개인택시 기사의 콜 건수와 매출을 조사해보니 진출 전 2개월간 월 100건 이상 들어왔던 콜이 이후 2개월간 평균 30~40건으로 줄어든 기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콜 몰아주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승객과 택시 사이 거리 외에도 ‘배차 알고리즘’에 반영되는 변수가 여럿이기 때문이지, 일부러 몰아주기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경기도는 택시기사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몰아주기가 있는 경우 오는 24일 국회에서 열리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 거래’ 토론회에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에 관련 대책이 반영될 수 있게 요청하겠다는 의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취임 이후부터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왔다. 지난해에는 불공정 거래를 찾아내고 이를 공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겠다며 기존 공정거래과를 확대해 공정국을 신설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지난 4월 배달의 민족 수수료 사태 때는 이 지사가 나서서 “독과점의 횡포”라며 “경기도가 공공앱을 개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공정국은 서울시 등과 함께 배달 앱 거래 관행 실태조사를 진행해 지난달 말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두고 지방자치단체가 지나치게 민간 기업의 경영 활동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공정경제과 강선희 유통공정팀장은 “우리가 조사 권한이나 처벌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내 민원이 집중적으로 제기될 경우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공정거래, 불공정 이슈가 생기면 상대 동의 하에 합법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권한이 있는 기관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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