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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SK와 배터리 공급서 재활용까지 손잡는다

중앙일보 2020.09.09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이 7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된 니로 EV 앞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이 7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된 니로 EV 앞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현대기아차와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 전반에 걸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사는 ▶리스·렌탈 등 전기차 배터리 판매 ▶배터리 관리 서비스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단순히 SK이노베이션이 현대기아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BaaS(Battery as a Service)’라 불리는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SK, 현대차 체험·충전소시설 짓고
폐전지서 리튬·니켈 추출 공동연구
전기차 배터리 전반적 협력 강화

이를 위해 두 회사는 우선 기아차 전기차인 ‘니로 EV’에 탑재되는 배터리팩을 수거해 검증하는 실증 협력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차량 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금속을 추출하거나, 차량용으로 더 쓰기 어려운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사용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의 부가가치와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다. 신사업인 배터리 재사용 분야에 함께 진출하겠다는 얘기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차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해 왔다.
 
업계에선 또 다른 배터리 공급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감정 섞인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현대차그룹이 SK 측과 협력 방안을 발표한 것을 놓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SK그룹은 올해 들어 SK텔레콤 T맵을 활용해 택시·주차 등을 아우르는 올인원 플랫폼 계획을 내놓는 등 모빌리티 사업에 속도를 내 왔다. 또 SK네트웍스는 현대차 체험 공간과 전기차 충전소를 겸한 신개념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시설을 서울 강동구 길동에 짓고 있기도 하다. 차두원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소장은 “통신·e모빌리티·렌터카 등 SK의 사업 분야가 복합 모빌리티 서비스를 지향하는 현대차 입장에서 지향점이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LG전자와 전장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데 이처럼 LG그룹과의 협력은 하드웨어 쪽에 초점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현대차그룹과 SK이노베이션은 협력 방안을 발표하며 “향후 현대차그룹 관계사와 SK그룹 관계사가 보유한 다양한 분야의 사업 인프라와 역량을 결합해,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강화는 물론 관련 산업 확대에도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두 배터리 공급사를 적절히 조율하고, 제반 모빌리티 서비스에 활용할 자원을 다양화하는 것이 나쁠 게 없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오랫동안 추진해 온 프로젝트가 지금 완료된 것뿐”이라며 어느 한쪽 편에 서는 것 같은 모양새를 경계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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