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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국가가 5년간 화가로 키워줘 고맙다”

중앙일보 2020.09.09 00:02 종합 16면 지면보기
조영남이 8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화투를 소재로 그린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조영남이 8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화투를 소재로 그린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너 소리도 안나오고 늙었으니까 (앞으로) 그림 그려서 먹고 살아라 한 거다. 국가가 나를 5년 동안 화가로 키운 거 같다. 안 고마울 수가 없다.”
 

그림대작 무죄 뒤 첫 서울 개인전
“평생 사기꾼 안 되려 대법까지 가
난 아마추어 화가, 계속 그릴 것”

가수 조영남(75)의 말이다. 조영남은 8일 서울 청담동 피카프로젝트에서 열린 자신의 개인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국가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 내 선전을 해줬다. 그 일(대법원까지 간 재판)이 아니면 지금처럼 내가 호화롭게 전시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자신의 그림 대작과 관련해 2016년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안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달 12일부터 천안 아산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그는 서울에서도 1일부터 개인전(11월 30일까지)을 시작했다. 서울 전시 작품은 1960년대 추상화 작품과 최신작 등 약 50점. 화투, 바둑알, 소쿠리, 태극기 등을 활용한 작품들이다.
 
그는 이날 자신을 “가수이자 현대미술 애호가”라며 “지난 5년 유배 생활 하면서 그림에 더욱 집중했고, 책을 두 권이나 썼다”고 했다.
 
지난 6월의 무죄 판결에 대해선 “주변에서 1심 판결(집행유예)에 승복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면 내가 평생 사기꾼이 되는 거다. 그건 아닌 거 같아서 대법원까지 갔다”며 “(법정에 서보니) 검찰도 미술을 모르고, 변호사도, 판사도 다 모르는 거 같더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영남은 또 “지난 5월 대법원 공청회에서 내게 5분 최후 진술 기회를 줬다. 여자 때문에도 울어 본 적 없는데 울먹울먹이게 되더라. 5년간 쌓인 설움이 북받쳤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 미술부장을 했고, 대학 3학년 때부터 그림을 그려왔다”는 그는 자신을 가리켜 “그때도 지금도 나는 아마추어 화가다. 그림은 계속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시와 간담회를 이어가고 책을 내는 데 대해서는 “내 안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내가 견뎌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단지 오해가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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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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