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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12번째 선수’ 권순일 연임은 공정에 사망선고”

중앙일보 2020.09.08 20:49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월 11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제9회 유권자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뉴스1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월 11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제9회 유권자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뉴스1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8일 대법관에서 퇴임한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법관 자격으로 맡은 자리인 만큼 대법관 퇴임과 함께 선관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거취 논란이 인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향해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축구에서 심판이 일방적으로 상대팀에게 유리한 편파판정을 할 때, 우리는 이런 심판을 ‘상대편 12번째 선수’라고 한다. 권 위원장이 딱 그렇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앙선관위원장이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권 위원장은 총선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현금살포에 버금가는 노골적인 금권 선거 지시를 했을 때 경고 한마디 하지 않는 등 여러 번 정부 편을 들었다”고 짚었다.
 
이어 “그런 그가 그간의 관례를 깨고 대법관 퇴임 후에도 선관위원장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 잘 어울리는 선관위원장”이라고 비꼬았다.
 
안 대표는 “그동안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이 그나마 가능했던 것은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임했기 때문이다. 대법관에게 선관위원장이라는 영예를 더해 주는 것은 개인적인 영달을 추구하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선거라는 헌법 가치의 수호자가 되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관 임기가 끝난 후에도 선관위원장을 계속한다면 더 이상 행정부와 입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힘들기 때문에, 심지어 군사정권하에서도 대법관 임기가 끝나면 선관위원장도 그만 두는 관례가 자리 잡은 것”이라며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권순일은 선관위원장을 계속하기 위해서 연임 로비를 하며 다녔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안 대표는 “만일 대통령이 권 위원장을 연임시킨다면, 이것은 공정과 정의에 대한 사망 선고이자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를 뿌리째 흔드는 반민주적인 처사가 될 것”이라며 “뻔히 보이는 반칙에는 휘슬을 불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성을 갖춘 선관위원장을 바라는 게 그렇게 큰 욕심이냐”고 반문했다.
 
안 대표는 “권 위원장은 선배 위원장들이 떳떳하게 지켜왔던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 국가 의전서열 5위에 걸맞은 아름답고 당당한 뒷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며 “이미 얻을 것 얻고 오를 데까지 오른 성공한 인생이지 않나. 무엇을 더 바라서 추한 모습을 보이려 하냐”고 반문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성명을 통해 “역대 선관위원장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대법관 퇴임과 동시에 위원장직에서 사퇴했는데, 권 위원장은 그 관례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21대 총선의 총책임자로서 후안무치한 행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권 위원장이 21일쯤 선관위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인사에서 즉시 손을 떼고 사퇴해 공인으로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짓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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