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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8군 규정 문제없다? 해명할수록 꼬이는 秋아들 변호인

중앙일보 2020.09.08 19:03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의 카투사 시절 '특혜 병가' 의혹이 계속 불거지자 서씨 변호인 측이 새로운 근거를 들며 해명에 나섰다. 
 

어제까지 "군인사기본법상 적법" 주장
새롭게 "미8군 규정이 우선, 문제없어"
육군 "카투사 휴가, 한국군 규정 적용"

8일 서씨 변호인 측은 "카투사는 육군 규정이 아닌 '주한 미8군 규정 600-2'가 우선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미8군 규정에 따르면 휴가 관련 서류를 5년이 아니라 1년만 보관하면 돼 서씨 관련 자료가 없는 게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추가 병가 과정에서 요양 심의를 받지 않은 것도 미8군 규정에는 없는 만큼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대화하며 웃고 있다. 군과 정치권에선 추 대표의 아들 서모씨의 카투사 복무 시절 병가 특혜 의혹이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대화하며 웃고 있다. 군과 정치권에선 추 대표의 아들 서모씨의 카투사 복무 시절 병가 특혜 의혹이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육군은 이를 부인하는 입장을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실에 냈다. 육군은 국방부를 통해 보낸 서면 답변에서 "카투사 병사에게 별도 적용되는 휴가 규정은 없으며, 육군 병사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했다. 결국 새로운 해명이 결과적으로 논란을 더 키운 셈이다.
 
이날을 포함해 그간 서씨 변호인단이 제기한 핵심 주장과 해명이 얼마나 타당성이 있는지 전ㆍ현직 군계자들을 통해 따져봤다
 

◇카투사는 휴가도 ‘미8군 규정’이 우선?

육군의 해석대로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실이 아니다. 주한미군 한국군지원단(카투사)은 육군본부 직할 육군인사사령부 예하 부대다.  
 
카투사들의 군복ㆍ총기 등 물품 지급과 훈련을 비롯한 편제 등은 미8군이 관할하지만, 휴가 등 인사 관련 사항은 육군인사사령부 통제를 받는다. 즉 카투사는 휴가를 갈 때 육군 규정을 따라야만 한다. 다만 배속된 미8군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난 2017년 6월 25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미군과 카투사 병사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주한미군]

지난 2017년 6월 25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미군과 카투사 병사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주한미군]

서씨 변호인 측이 근거로 제시한 미8군 규정에서도 휴가와 관련해선 "한국 육군 참모총장의 책임사항이며, 한국군 지원단장이 관리한다"고 돼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도 “미군 측은 휴가 등에 대해선 한국군 소관이어서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군인사기본법’에 따랐다?

서씨 변호인단은 '미8군 규정 우선 적용'을 주장하기 전엔 '군인사기본법 시행령'을 강조해왔다. 서씨 변호인인 임호섭 변호사는 6일과 7일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이 법에 따라 "지휘관 재량으로 요양과 간호에 30일 이내 휴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군인사기본법’이란 명칭의 법률은 없다. 비슷한 이름으로 ‘군인사법 시행규칙’이 있는데 이는 장교ㆍ부사관만 대상이다. 
 
추미애 장관 측 주장 검증해 보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추미애 장관 측 주장 검증해 보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서씨와 같은 병사의 경우, 과거 ‘군인복무규율’을 개정한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이 적용된다. 이 법 시행령(대통령령 제27263호, 2016년 6월 30일 시행) 제3장 제12조에 청원휴가 규정이 있다.
 
“본인이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이 필요하거나 간호를 해야 할 때 30일 이내 (청원휴가를 갈 수 있다)”는 부분이다. 조문만 보면 서씨 측 변호인의 주장대로다. 문제는 군인복무기본법 시행령에선 병가를 어떻게 허용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서씨의 병가는 일반적인가?

구체적인 사안을 따지려면 결국 국방부훈령을 봐야 한다. ‘현역병 등의 건강보험 요양에 관한 훈령’(국방부훈령 제1463호, 2012년 8월 16일 시행)에선 병가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하위인 육군 규정은 물론 미 8군 규정에도 같은 내용이 반영돼 있다.   
 
현역병의 병가가 10일이 넘어가면 입원한 경우라 해도 일단 퇴원해 군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서씨의 경우 국군양주병원이었다.  
 
추가로 민간 병원 진료가 필요할 경우엔 다시 진단서ㆍ의무기록지를 제출하게 돼 있다. 부대장이 병사로부터 받은 이런 서류들을 군병원에 제출하면 곧바로 요양급여 심의 절차가 진행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는 카투사 복무 시절 19일간 병가를 쓰면서 군병원에 입원하지 않았고 요양 심의도 받지 않았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의 국군외상센터 내 감염병 전담치료 병상. [사진 국방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는 카투사 복무 시절 19일간 병가를 쓰면서 군병원에 입원하지 않았고 요양 심의도 받지 않았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의 국군외상센터 내 감염병 전담치료 병상. [사진 국방부]

이때 군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심의 결과가 나와야 민간 병원 위탁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밟아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서씨는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했다. 여러 전ㆍ현직 군의관들 사이에서 “다른 병사들의 병가 사례를 볼 때 특혜가 맞다”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서씨 측이 훈령보다 시행령이 상위여서 이에 따른 휴가가 가능하다는 논리를 펼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병가 관련 실무 사정에 밝은 영관급 군의관 출신 의사는 “법과 별개로 훈령을 따로 둔 것은 의무에 관한 세부적인 사안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훈령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 법을 인용한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훈령이 있는데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런 식이면 애당초 훈령을 만든 목적이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서씨 측 "미 8군 규정이 특별법" 주장했지만…

서씨 변호인단이 새롭게 미 8군 규정을 들고나온 건 이런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서씨 측 현근택 변호사는 "어찌 보면 (미8군 규정이) 특별법이니 먼저 적용되고, 거기에 없으면 육군 규정이 적용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서씨 측이 서로 다른 잣대를 들어 적법성을 주장하면서 내부에서조차 논리적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란 지적이 나온다. 애초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병가 자체가 국내 규정에 따라 적법하다는 주장을 하다, 병가 관련 자료 보관이나 휴가 연장 시 요양 심사 등의 문제가 거론되자 미8군 규정이 우선이란 입장을 내면서다.
 
이 때문에 군과 정치권에선 "서씨 측이 사정에 맞춰서 관련법과 여러 규정ㆍ지침 중 유리한 대목만 골라 인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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