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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디지털교도소?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

중앙일보 2020.09.08 19:01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성범죄자로 추정된 이들의 신상정보를 임의로 공개한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를 두고 “문명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디지털 교도소 때문에 한 대학생이 숨졌다’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디지털 교도소는 사적 처벌을 하는 것이고, 내용 자체가 명예훼손”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한 위원장은 “(디지털 교도소) 접속 차단이나 삭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 의해 조치가 된다. 최근 접속 차단ㆍ삭제 요구 3건이 접수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라며 “시정명령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형벌 조항까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디지털 교도소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인력이나 여러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면서 “문제의 사이트들을 빨리 찾아 접속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디지털교도소. 사진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 캡쳐.

디지털교도소. 사진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 캡쳐.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6월부터 성범죄자나 아동학대 가해자, 살인자 등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한다고 해왔다. 하지만 신상 공개 기준이 자의적이고, ‘(신상공개 대상의) 자살을 최종목표로 댓글을 달아달라’고 하는 등 사적 응징을 부추기고 있어 논란이 됐다.  
 
실제로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6월 ‘채정호(59) 가톨릭대 의대 교수가 성착취물 영상을 구매하려 했다’며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했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는 허위사실로 나타났다.  
 
채 교수는 7월 디지털 교도소 운영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며 자진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채 교수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그와 같은 내용을 찾아볼 수 없고, 고의로 삭제된 내용도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또 지난 3일에는 디지털 교도소에 신상이 공개됐지만 결백을 주장해 온 고려대 학생 A씨(20)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현재 해외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를 추적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사진 대구지방경찰청 홈페이지

대구지방경찰청.사진 대구지방경찰청 홈페이지

 

한편 한 위원장은 개천절인 10월 3일 일부 보수 단체가 서울 광화문에서 휴대전화를 끈 채 집회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것을 두고도 “참가자 추적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대전화가 꺼진 분도 추적해야 한다’는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관련 부처와 협의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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