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TI, 40달러선 붕괴...최근 10여일 새 9% 넘게 조정

중앙일보 2020.09.08 08:14
사우디 원유시설

사우디 원유시설

글로벌 원유시장에 기묘한 변화가 발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미끄러졌다. 한국시간 8일 오전 현재 배럴당 39.15달러 선에서 매매되고 있다.
 

사우디,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수출 기준가 인하...수요 리스크 다시 고개 들어

WTI는 지난달 26일 배럴당 43.39달러에 이르렀다. 이른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뉴노멀'이라는 배럴당 40달러대 박스권을 벗어나는 듯했다. 미국 달러 약세 탓에 인플레이션 리스크 헤지 수요에다 경기회복 기대감 등이 함께 작용한 탓이었다.
 
WTI 가격 흐름

WTI 가격 흐름

그러나 그날 이후 WTI 가격은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최근 10여일 사이에 "WTI 가격이 9% 넘게 내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전했다. 끝내 이날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아직은 코로나 시대 뉴노멀에서 아래로 벗어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이날 원유시장 참여자들의 말을 빌려 "공급이 아니라 다시 수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 불안은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올해 3월 이후 국제원유 가격을 끌어내린 핵심 요인이다.
 
방아쇠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수출할 때 적용하는 기준 가격의 인하였다. 사우디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10월에 아시아 지역에 내보내는 원유 가격을 배럴당 1.4~1.5달러 정도 내렸다.
 
블룸버그는 "그 바람에 원유 수요의 회복세가 애초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부각됐다"며 "글로벌 수요가 앞으로 2년 안에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이미 제기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원유 전문 매체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사우디가 중국 시장을 놓고 미국과 경쟁하는 모양새도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중국의 중소 정유회사들이 사우디가 아닌 미국에서 원유를 많이 수입해, 사우디가 중국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수출가격을 내렸다"고 했다. 국지적인 가격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