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비대면 한가위’ 현실화
귀성 인파, 친인척 모임 감염 우려
인천가족공원 ‘온라인 성묘’ 도입
코레일, 열차표 좌석 50%만 판매
오는 가족도, 맞이하는 가족도 코로나19 걱정

지난해 9월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을 찾은 가족단위 성묘객들이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성묘, 차례 등 가족 행사가 코로나19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송봉근 기자.
벌초도 고민거리다. 충북 청주에 사는 이모(40·남)씨는 “평소엔 부산·울산·청주 등 전국에서 모인 가족 30여명이 고향(경북 안동)에 모여 1박2일 동안 벌초를 했지만 이번에는 취소하기로 했다”며 “전국에서 차를 타고 모이면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어 어르신들의 반대에도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온 가족이 모여 차례·성묘를 하는 추석 풍경이 올해는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방자치단체는 추석 연휴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성묘·차례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도 이전보다 어려워졌다. 최근 하루 확진자 수는 다소 잦아들고 있지만 추석을 계기로 또다시 산발적으로 집단감염이 늘어날 우려가 있어서다.
방역 당국 "이동 최소화"…열차표 창가좌석만 예매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중단됐던 추석 열차 승차권 온라인 예매가 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7일 한국철도에 따르면 승차권 예매는 창가 좌석만 전면 온라인 등 비대면으로 실시하며, 예매 전용 홈페이지에 PC나 스마트폰으로 접속해 하면 된다. 뉴스1.
먼저 한국철도공사는 오는 8~9일 열차 승차권 예매 시 창가 좌석만 예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당초 판매 예정 물량은 200만석이었지만 100만석 수준으로 50% 줄어드는 셈이다. 입석 승차권도 판매하지 않는다. 밀폐된 객실 안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더욱 큰 탓에 가족 단위 이용객이라도 떨어져 앉도록 했다. 현장 예매도 비대면으로 전량 대체했다.
성묘를 온라인으로 치르는 가족들도 생겨날 예정이다. 인천시는 추석 명절 기간인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장사시설인 인천가족공원에 ‘온라인 성묘·차례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인천가족공원 홈페이지에서 고인을 검색한 뒤 고인의 사진 또는 봉안함 사진을 선택하면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선정하거나 헌화를 하는 등 제사 방식을 고를 수 있다. 이후 신청한 가족이 추모의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오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닷새 동안 화장장을 제외한 모든 시설은 임시 폐쇄돼 현장 방문은 불가능하다.
"실내 봉안시설은 사전 예약, 벌초는 대행" 권고

지난 5월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서 관리들이 벌초를 하고 있다. 뉴스1.
벌초도 산림조합, 농협 등에서 제공하는 벌초 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전남 완도군은 오는 11일까지 접수자에 한해 벌초 대행료를 최대 40% 할인해주는 대행서비스를 진행한다. 전남 보성군도 추석에 “차례상을 대신 차려드리겠다”며 귀성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보성군은 군민들에게 타지에 사는 가족들의 방문을 미루는 것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온라인 합동 차례와 부모 영상통화 서비스도 지원하기로 했다.
추석 선물 살 때도 비대면으로

7일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추석선물세트가 진열돼있다. 뉴스1.
추석 선물을 사는 풍경도 달라질 전망이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에서 ‘페이앱 비대면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사고 싶은 상품을 정하고 관련 브랜드 매장에 전화로 비대면 결제 요청만 하면 신용카드와 페이 서비스 등으로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이번 추석에는 가급적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주실 것을 권고드린다”며 “일상생활과 관련된 사회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경로 미상 환자도 다수 나타나 추석 때까지 이를 완전히 통제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7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08명으로 434명이 발생한 지난달 27일에 비해서는 24.9%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서울의 경우 단 기간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등 고령층 위주로 위험이 상존하는 상태다.
허정원 기자, 청주ㆍ청양ㆍ인천ㆍ부산ㆍ완도=최종권ㆍ신진호ㆍ최모란ㆍ이은지ㆍ진창일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