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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국 내 美 언론인 기자증 연장 중단…추방 시사

중앙일보 2020.09.07 17:38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AP통신=연합뉴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AP통신=연합뉴스

 
중국이 자국 내 미국 언론인들의 기자증 연장을 중단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당국이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미국 언론인들의 기자증 기한 연장을 중단했으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중국 언론인들에 대한 추가 조치에 나설 경우 이들을 추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중국에서 외국인이 살기 위해서는 공안부에서 발급한 거주 허가증이 필요한데, 언론인의 경우 기자증이 있어야 이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증이 없으면 사실상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당장 타격을 받게 되는 건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게티이미지 등 소속 기자 5명이다. 이들은 지난주 외교부에서 평소와 같이 기자증을 1년간 추가로 연장하려 했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당분간은 기자증 기한이 만료돼도 중국 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며, 11월 6일까지 유효한 거주 허가증을 제한적으로 발급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고 한다.
 
AFP=연합뉴스

AFP=연합뉴스

 
실제로 CNN은 이날 성명을 내 “베이징 주재 기자 중 한 명이 최근 12개월짜리 대신 2개월만 유효한 기자증을 발급받았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 우리가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며,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현지 당국과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NYT는 해당 기자들이 외교부로부터 추후 기자증 기한 연장은 미국의 대응에 달려 있다는 취지의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이 중국 언론인들을 추방한다면 똑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미국은 지난 5월 자국 내 중국 언론인들의 비자를 90일짜리로 제한한 상태다.  
 
양국 사이의 ‘미디어 전쟁’은 올해 초부터 시작했다. 2월 미국은 신화통신을 비롯한 5개 중국 관영 매체를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했고, 다음 달 중국은 중국에 주재하는 NYT, 워싱턴포스트(WP), WSJ 일부 기자들의 기자증을 회수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AP통신=연합뉴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AP통신=연합뉴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 외교부가 최근 주베이징 미국 대사관에 기자증 연장 제한 및 올해 초 추방된 미국 언론인들의 비자 재심사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행위가 우려스럽다. 이번 조치는 안 그래도 투명하고 독립적인 미디어들의 죽음으로 시름하고 있는 중국 내 취재 환경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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