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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주면 되돌릴 수 없는 복지 의무지출 4년간 41조 늘어난다

중앙일보 2020.09.07 15:56
정부가 복지 예산으로 매년 반드시 지출해야 할 돈이 앞으로 4년 후 41조원 가까이 늘어난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복지 분야 법정지출 액수는 올해 본예산 기준 119조7000억원이었다. 이 금액은 2024년 160조6000억원으로 40조9000억원 증가한다. 올해 들어 세 차례 추가한 예산(추가경정예산)까지 고려하면 복지 분야 법정지출은 올해 123조2000억원에서 4년 후 37조4000억원 더 늘어난다.
 
세종시 어진동 국민연금공단 세종지사에서 민원인이 고객상담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세종시 어진동 국민연금공단 세종지사에서 민원인이 고객상담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법정지출은 해마다 정부가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돈으로, 한번 지급하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는 지출이어서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급 규모와 대상, 인상률이 법령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국민ㆍ공무원ㆍ사학ㆍ군인 4대 연금 관련 지출이 대표적이다.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영유아 보육료와 아동수당, 실직자에게 지원되는 구직급여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정부가 매년 늘리고 줄일 수 있는 재량지출과 구분된다.  
 
기재부 전망에 따르면 복지 분야 법정지출 총액은 올해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7.6% 늘어난다. 가장 부담이 큰 건 4대 연금이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제일 문제다. 올해 26조6000억원인 국민연금 관련 의무지출은 2024년 37조7000억원으로 올라선다. 연평균 9.1%에 이르는 증가율이다. 기재부는 국가재정운영계획을 통해 “고령화에 따른 급여 수급자 증가가 주요인”이라며 “국민연금 수급자는 올해 561만 명에서 2024년 690만 명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의무지출도 향후 4년 동안 연평균 6.3%, 6.2%, 3.5% 각각 늘어난다. 역시 국민연금과 비슷한 이유(퇴직자와 평균 수명 증가)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소득 하위 70% 이내에 지급하는 기초연금도 복지 의무지출을 늘리는 요인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 25만5000원에서 30만원까지 차등 지급하던 기초연금은 내년부터 수급자 전체에게 30만원씩 일괄 지원된다. 기초연금 관련 정부 의무지출은 올해 13조2000억원에서 2024년 17조5000억원으로 증가한다. 연평균 증가율은 7.4%이다.
 
기초생활보장 급여와 건강보험 지출도 부담이다. 생계ㆍ의료ㆍ주거ㆍ교육급여 등으로 구성되는 기초생활보장 급여에 대한 국가 부담액은 매년 7.8% 증가한다. 올해 13조7000억원에서 2024년 18조5000억원까지 늘어난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꾸준히 대상 인원과 지원 범위를 넓히는 정책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문재인 케어’로 대표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도 관련 복지 의무지출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건강보험 국가 부담액은 올해 9조9000억원에서 연평균 7.4%씩 늘어 2024년 13조1000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복지 법정지출 항목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줄어드는 건 아동ㆍ보육 부문이다. 낮은 출생률 탓에 영유아 인구가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동수당과 영유아 보육료 관련 국가 부담액은 올해 5조7000억원에서 2024년 5조2000억원으로 연평균 2.4% 감소할 것으로 기재부는 내다봤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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