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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재검표 나선 대법원…20년간 당락 뒤바뀐 경우는 없었다

중앙일보 2020.09.07 14:24
지난 5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ㆍ15총선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에서 민경욱 전 의원이 "경기도 한 우체국 앞에서 파쇄된 투표용지가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ㆍ15총선 의혹 진상규명과 국민주권회복 대회에서 민경욱 전 의원이 "경기도 한 우체국 앞에서 파쇄된 투표용지가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4‧15 국회의원 총선거의 부정투표 의혹과 관련해 제기된 선거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재검표에 나섰다. 21대 총선 관련 선거소송이 유독 지지부진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나온 대법원의 첫 움직임이다.
 
7일 대법원에 따르면 선거소송 절차에 따라 이달 중 재검표 실시를 검토 중이다. 어떤 선거구부터 할지, 대법관이 직접 참관할지 등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인천 연수구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 인천 연수을 지역 재검표를 가장 먼저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 전 의원은 지난 5월 “이번 총선은 사전투표 계수 조작이 의심되는 부정선거이므로 원천 무효”라며 대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선거 소송의 경우 대법원 단심으로 진행된다. 소송이 제기되면 대법원에 의한 재검표가 이뤄진다.  
 
민 전 의원이 제기한 소송은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에 배당됐다. 2부 소속의 박상옥·안철상·노정희 대법관이 주심 김 대법관과 함께 인천지법 수개표 현장에 가서 이를 참관한다. 다만 120여건에 달하는 선거소송 현장에 대법관이 모두 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을 고려해 관할 법원의 법관이 대신 가는 방법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재검표를 했는데 선거 결과에 영향이 없는 경우 소송을 제기한 자가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재검표에 들어간 비용도 역시 부담해야 한다. 민 전 의원은 이를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20년간 총선에서 당락 바뀐 사례 없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2000년 16대부터 2016년 20대까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총 12차례의 재검표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득표수가 달라지는 경우는 있었지만 당선 결과가 뒤바뀐 사례는 없었다.  
 
2016년 20대 총선 인천 부평갑 선거구에서 26표 차이로 낙선한 문병호 국민의당 후보가 소송을 제기했고, 재검표 결과 정유섭 새누리당 당선인과 표차가 26표에서 23표로 줄었지만 결과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1000표 차 이하로 당락이 엇갈린 곳이 15곳이나 됐고, 이 중 8곳에서 당선무효 소송이 제기됐다. 특히 박혁규 한나라당 후보에게 단 3표 차로 떨어진 문학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재검표를 요청했지만 2표 차이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선거인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선거에서는 당선자가 바뀐 사례도 있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청양군의회 가 선거구에서는 3위 김종관 무소속 후보가 4위 임상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후 재검표 결과 무효표 1표가 임 후보의 표로 인정됐고, 두 후보가 같은 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규정에 따라 연장자인 임 후보가 3위로 군의원에 당선됐다.  
 
재검표 결과 표 차이가 생기는 건 선관위가 무효로 판단한 표를 법원이 유효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투표지 분류기 기술이 발전하면서 정확성이 높아져 당락이 바뀔 정도의 편차는 발생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20대는 재검표까지 71일, 21대는 140일 넘어

총선 이후 당선무효 소송을 비롯해 125건의 소송이 제기됐으나 대법원이 5개월이 다 되도록 첫 재판 날짜는 물론 재검표 일정도 잡지 않으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선거 재판은 소송 제기 이후 180일 만에 결론을 내리도록 공직선거법 225조에 규정돼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16대 총선의 경우 평균 재검표 처리일이 46.4일이었다. 17대는 90일, 20대는 71일이었으나 21대는 146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대법원은 소송 건수가 많고 쟁점이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은 게을러서 그런 것인가, 감출 의혹이 있어서 그런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후 대법원의 재검표 소식이 전해지자 “만시지탄이지만 기왕 하기로 한 재검표 제대로 하기를 바란다”며 “국민의 힘이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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