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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부부 20쌍의 친정엄마’ 정현숙씨…서울시 복지대상 받아

중앙일보 2020.09.07 11:38
정현숙씨. [사진 서울시]

정현숙씨. [사진 서울시]

지적장애인 생활시설인 36년 동안 일하며 장애인 자립을 도운 정현숙씨(60)가 제18회 서울시 복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서울 노원구 동천의집에서 일하고 있다. 
 

은퇴 후 13년 동안 봉사한 홍경석씨
82세 고령에도 10년 봉사 박정자씨 등
2003년부터 복지상 매년 10명 선정

 정씨는 결혼하면서 시설을 퇴소한 지적장애인 부부 스무 쌍과 인연을 이어가며 집안 대소사와 자녀 양육을 돕는 등 친정엄마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근처 작은 빌라를 얻어주거나 자녀가 아플 때 병원을 연결해주는 일 등이다. 

 
 시설 퇴소 후 강원도 양양에서 가정을 꾸린 형제 부부는 일하며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없어 정씨를 찾기도 했다. 정씨는 형 아들의 안과 수술, 자격증 준비를 도왔다. 
정씨는 장애인 부부의 신혼여행을 돕기도 했다. 그는 “최근 장애인 시설에서 만나 결혼한 부부가 ‘아이도 낳고 신혼여행도 가고 싶다’기에 여수 여행을 갈 수 있게 도왔다"며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사진을 보여주며 기뻐하는 것을 보니 친부모가 된 것처럼 뿌듯했다”고 전했다.  
 
 정씨는 “부모도, 가족도 없이 나간 사람들이 의지할 곳은 결국 이곳 시설 아니냐”며 “시설 이용자들이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리고 사는 부부들을 보며 ‘나도 형, 언니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꿈을 키우고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좋은 시설에서 일하지만 집에만 머무르는 성인 재가(在家)장애인을 돌보는 분은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일한다”며 “다음에는 그분들의 공헌이 인정받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경석씨. [사진 서울시]

홍경석씨. [사진 서울시]

 
 이와 함께 한국가스안전공사 은퇴 후 13년 동안 노후주택에 사는 어르신‧장애인을 위해 가스안전차단기 설치와 가스 누출 점검 봉사를 해 온 홍경석(73)씨가 서울시 복지대상 자원봉사자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홍씨는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분을 각별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1만5000 시간 정도 봉사했는데, 3만 시간을 채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종사자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서울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심희경씨(50)는 장애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통합 놀이터를 만들고 지역 주민과 발달장애인이 함께하는 ‘공동밥상’ 모임을 진행했다. 
심희경씨. [사진 서울시]

심희경씨. [사진 서울시]

 
 82세의 고령에도 10년 동안 동작노인복지관 경로 식당에서 하루 6시간 이상 봉사해온 박정자씨도 우수상(봉사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씨는 다리를 다쳤을 때도 “봉사는 약속인데 지켜야 한다”며 날마다 빠짐없이 참여했다고 한다. 
 
서울시 복지상은 2003년 제정됐다. 매년 ▶복지자원봉사자 ▶후원자 ▶종사자 등 3개 부문에서 10명(단체)을 선정한다. 서울시는 올해 코로나19로 시상식을 열지 않고 감사패를 개별적으로 전달할 방침이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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