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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천절 집회 취소하고, 추석도 ‘언택트’ 불가피

중앙일보 2020.09.07 00:05 종합 34면 지면보기
수도권에 적용되는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13일까지 한 주 연장됐다. 밤 9시 이후 음식점 매장 내 식사 금지, 체육시설 운영 중단, 시내버스 단축 운영 등의 조치가 이어지게 됐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매장 영업금지는 프랜차이즈형 제과점과 아이스크림점으로 확대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선 ‘거리두기 2단계’가 20일까지 적용된다.
 

집단감염 온상인 도심 집회는 막아야
추석 민족 대이동하면 대유행 재발 우려

자영업자들은 더는 버티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노래방 주인 자매의 사례에서 보듯, 서민들의 삶은 위태로운 상황이다. 사람들의 활동이 위축되면서 경제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고3을 제외한 학생과 유치원생의 등교도 20일 이후로 미뤄졌다. 돌봄휴가를 다 소진한 맞벌이 부부들의 걱정은 땅이 꺼질 지경이다.
 
그러나 지금은 섣불리 거리두기를 완화할 상황이 아니다. 최근 며칠 동안 하루 확진자가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감염 경로를 밝히지 못한 깜깜이 환자가 20%를 넘어 언제든 대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실책으로 5월 연휴와 8월 휴가철에 방역태세가 흐트러지자 곧바로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진 경험을 잊을 수 없다. 당장은 고통스러워도 바짝 몸을 사리고 만남을 자제해야 큰불을 끌 수 있다.
 
어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추석 명절에 이동을 자제해 달라고 한 것은 적절한 당부라고 판단된다. 민족 대이동이 현실화할 경우 다시 대유행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집콕’ ‘방콕’ 추석이 못내 아쉽겠지만, 수많은 자영업자와 학생·학부모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겨우 억누르고 있는 코로나 확산세에 불을 지피는 일은 없어야겠다.
 
같은 이유로 보수단체들이 다음 달 3일 열기로 한 개천절 집회는 취소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집계에 따르면 광복절 집회 관련 감염자는 어제까지 500명을 넘어섰다. 군중이 밀집해 구호를 외치는 도심 집회는 대규모 감염의 온상이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시민들이 생업과 추석 귀성길도 포기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표출하기 위해 집회를 여는 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짓이다. 참가자뿐 아니라 온 나라를 태우게 되는 위험한 행동을 자제하기 바란다.
 
경찰과 서울시는 어제까지 7개 단체가 낸 집회신고 27건에 대해 모두 사전 금지 통보를 했다. 이에 불복해 집행정지를 신청한다면 법원이 막아야 한다. 지난 광복절 집회 일부에 대해 집행정지를 받아준 것은 그 전까지 옥외집회에서 감염 사례가 없었고, 집회 주최 측이 질서를 유지할 능력이 있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가지 전제가 모두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됐다. 개천절 집회도 공공의 안전을 해칠 게 분명한 만큼 허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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