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07/6c72fe87-d229-45fc-8401-207789f80983.jpg)
지난달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음악시장 언어 허들 넘기
방탄·블랙핑크·슈퍼엠 같은 고민
국내 “K팝만의 매력 잃어” 논란도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는 이 같은 변화를 가장 기민하게 받아들였다. 블랙핑크는 2018년 영국의 두아리파와 함께 한 ‘키스 앤 메이크 업(Kiss and Make Up)’을 시작으로 올 초 팝의 여제 레이디 가가와 함께 부른 ‘사워 캔디(Sour Candy)’까지 다양한 여성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면서 ‘걸크러시’ 계보를 구축해 나갔다. 태국 출신 리사 외에도 호주에서 자란 로제, 뉴질랜드에서 유학한 제니까지 지수를 제외하고 멤버 넷 중 셋이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도 강점이다. 지난달 28일 두 번째로 공개한 싱글 ‘아이스크림’엔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도 참여했고, 한국어 가사는 “미친 미친듯한 속도 in my La Fera” “Mills Bills 매일 벌음” 등 한두줄에 불과하다.
이런 전략은 대중성의 지표가 되는 싱글 차트를 목표로 한 선택이지만, 팬덤 기반으로 움직이는 앨범 차트에서도 효과를 발휘한다. 2019년 10월 데뷔앨범으로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한 슈퍼엠(SuperM)이 지난달 공개한 ‘100’ 역시 영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2018년 데뷔해 올 초 첫 영어 앨범을 낸 스트레이키즈처럼 데뷔 초반부터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를 둘러싼 불만도 적지 않다. 해외 시장이 중심이 되면서 국내 팬들을 홀대한다는 이유다. 해외 팬 중에서도 “K팝의 고유한 매력을 해친다” “군무가 돋보이는 예전 스타일이 그립다”며 영어 곡보다 한국어 곡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갈등하는 케이, 팝을 쓴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K팝이라는 용어 자체가 해외에서 먼저 사용된 만큼 글로벌 시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여기에 한국의 민족주의적 속성이 더해져 태생부터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이와 관련, “보아의 ‘잇 유 업(Eat You Up·2008)’이나 씨엘의 ‘리프티드(Lifted·2016)’처럼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영어로 곡을 만든 것과 달리 지금은 한국어 곡으로 팬덤을 다지고 그것이 확장되면서 영어 곡이 필요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니쥬는 멤버 9명 전원이 일본인이고 일본에서 데뷔했지만 J팝이 아닌 K팝 그룹으로 인식된다”며 "K팝의 정의 역시 멤버의 국적이나 언어뿐 아니라 프로듀서·자본 등 다각도로 살펴봐야 할 때”라고 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