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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외교책사 정융녠 성추행 혐의…"껴안고 엉덩이 쳤다"

중앙일보 2020.09.06 11:23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책사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정융녠(鄭永年) 교수가 싱가포르국립대학 재직 시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의 엄중한 경고를 받았고 또 대학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5일 보도해 중국 사회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연구소 소장 재직 시
연구소 20대 연구원 성추행 한 혐의 받아
지난 4월 싱가포르 경찰이 “엄중 경고”
변호인 측 “경고가 유죄 말하는 건 아니야”

중국의 정치 및 외교 문제와 관련해 중화권 최고의 학자 중 하나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 책사가 됐다는 말을 듣는 정융녠 홍콩중문대(선전) 교수가 성추행 혐의에 휩싸여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의 정치 및 외교 문제와 관련해 중화권 최고의 학자 중 하나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 책사가 됐다는 말을 듣는 정융녠 홍콩중문대(선전) 교수가 성추행 혐의에 휩싸여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중국의 정치 및 외교 분야에서 중화권 최고의 학자 중 하나로 평가받는 정융녠 교수는 지난달 24일 시 주석이 9명의 학자를 초청해 주재한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 좌담회에 경제학자가 아닌 학자로는 유일하게 참석해 커다란 관심을 받았던 인물이다.

정 교수의 좌담회 참석이 가능했던 건 미·중 갈등 속 중국의 대응 방안을 찾으려는 시 주석의 깊은 관심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정 교수의 “감정적 대응으론 미국을 이기지 못하니 이성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주장은 중국 외교부가 채택한 것이기도 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갈등 속 중국의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달 24일 주재한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 좌담회에 정융녠 교수는 비(非)경제학자 중 유일하게 초청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중국 앙스신문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갈등 속 중국의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달 24일 주재한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 좌담회에 정융녠 교수는 비(非)경제학자 중 유일하게 초청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중국 앙스신문 캡처]

그는 미국의 대중 압박이 거세지면서 중국의 대응 방안과 관련해 최근 많은 중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시 주석 좌담회에 처음으로 홍콩중문대(深圳) 글로벌 및 당대 중국고등연구원 원장의 신분으로 참석하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1962년 중국 저장(浙江)성 출신으로, 베이징대학을 거쳐 미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97년 싱가포르국립대학 동아연구소로 가 2008년부터 줄곧 동아연구소 소장을 맡아 왔다.

지난 4일 정융녠 교수의 성추행 혐의를 보도한 싱가포르 신문 연합조보(聯合早報). 2년 전 일로 경찰의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 왕이 캡처]

지난 4일 정융녠 교수의 성추행 혐의를 보도한 싱가포르 신문 연합조보(聯合早報). 2년 전 일로 경찰의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중국 왕이 캡처]

명보가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정 교수는 2018년 5월 동아연구소에 근무하는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해당 여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5일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SCMP에 따르면 20대의 이 여성은 동아연구소 연구원 신분으로 출근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2018년 5월 정 교수의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정 교수가 자신을 껴안고 또 엉덩이를 치는 등의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융녠 교수가 지난 1997년부터 몸 담았던 싱가포르국립대학. 정 교수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대학 동아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AFP=연합뉴스]

정융녠 교수가 지난 1997년부터 몸 담았던 싱가포르국립대학. 정 교수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대학 동아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AFP=연합뉴스]

당시 깜짝 놀라 정 교수의 사무실을 울며 뛰쳐나온 이 연구원은 이후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문자로 정 교수에게 보냈고 정 교수로부터 “매우 미안하다”는 답장을 받았다고 SCMP에 말했다.

또 용기를 내 싱가포르 경찰에 정식으로 신고하기까지 1년이 걸렸으며, 경찰은 조사 이후 지난 4월 정 교수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냈으며 싱가포르국립대학은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융녠 교수의 저서 『중국모델』. 2010년 홍콩 시사지 아주주간이 선정한 10대 양서이자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의 지정 교재로 소개되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정융녠 교수의 저서 『중국모델』. 2010년 홍콩 시사지 아주주간이 선정한 10대 양서이자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의 지정 교재로 소개되고 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아직도 싱가포르국립대학 동아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는 이 여성은 이번 일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공격하고 모욕을 주는 2차 피해를 보고 있기도 하다고 SCMP에 밝혔다.

현재 중화권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 상에는 자신의 이름과 사진 등 신상이 털린 상태인 데다가 “정 교수 취향이 그렇게 나쁠 리 없다. 당신을 한 번 쳐다보기만 해도 당신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걸 알 수 있다”와 같은 글이 올라와 있다는 것이다.

정융녠 교수는 1997년부터 재직했던 싱가포르국립대학 동아연구소를 23년 만인 올해 떠났다. 지난해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가 이뤄진 게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중국 바이두 캡처]

정융녠 교수는 1997년부터 재직했던 싱가포르국립대학 동아연구소를 23년 만인 올해 떠났다. 지난해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가 이뤄진 게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중국 바이두 캡처]

한편 지난해 5월 동아연구소 소장에서 물러났고 올해 싱가포르국립대학을 사직한 정 교수 측은 변호인을 통해 사직이 이번 일과 무관하며 싱가포르 경찰의 경고 또한 유죄를 말하는 것은 아니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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