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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택시기사···여성승객에 대뜸 "저기 모텔 가고싶다"

중앙일보 2020.09.06 08:00
 
카카오택시.

카카오택시.

 
#1. 지난달 11일 오후 5시쯤 노모(22ㆍ여)씨는 부산 여행 마지막 날 택시로 부산역으로 이동하던 중 기사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노씨는 “택시 기사가 저를 ‘공주’라고 지칭하며 광안대교를 지날 때쯤 ‘공주는 가슴이 크니 (바다를 보면) 가슴이 뻥 뚫리겠네’라고 했다”며 “잘못 들은 게 아닐까 귀를 의심했다”고 했다. 
 
#2. 지난 7월 11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금천구 가산동 부근에서 택시를 탄 박모(28ㆍ여)씨는 13분간 택시 기사의 막말과 성희롱에 시달렸다. 박씨는 “친구 4명과 함께 택시를 탔는데 목적지를 말했더니 택시 기사가 골목길 모텔을 가리키며 ‘나는 저기 모텔로 가고 싶은데’라고 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택시하시라

택시하시라

 
일부 택시기사들의 ‘도 넘은 발언’에 여성들의 고통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노씨는 4일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불쾌하다고 말하기 무서워 말없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씨 역시 “그런 말을 너무 쉽게 해서 두려웠고 택시 기사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 보니 해코지를 당할까봐 친구들과 못 들은 척하며 앉아 있었다”며 “돈 더 내고 이용한 카카오T블루 서비스였는데도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택시를 못 타겠더라”라고 토로했다.  
 
박씨는 “사과를 받고 싶어 카카오택시 측에 문의했더니 ‘관련 내용을 전달해줄 수는 있지만 택시 기사의 개인적인 일이라 (사과를 받을 수 있다고) 확답주기는 어렵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답답한 마음에 블랙박스를 요청했더니 택시 운수사에서 보관하고 있어 제공이 어렵다길래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없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성희롱 등 불친절 민원 매년 7000여건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올해 상반기(1월~7월)까지 다산콜센터 등을 통해 신고 접수된 성희롱과 욕설, 반말 등이 포함된 불친절 민원은 2555건으로 전체 민원 중 34%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면 2017년 7567건, 2018년 7308건, 2019년 6810건으로 관련 신고 건수가 7000건에 이른다.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종합환승센터에 늘어선 택시들. 뉴스1

서울 중구 서울역 버스종합환승센터에 늘어선 택시들. 뉴스1

 
각종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전북 전주시 한 도로에서 택시기사 A(47)씨는 만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A씨는 술에 취해 잠든 여성을 한적한 곳으로 데려가 차를 세운 뒤 범행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충북 청주에서도 60대 택시기사가 술 취한 여성 승객을 성추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택시 기사 성교육 등 관리 강화해야 

이에 최근 여성 승객들의 고충을 반영한 택시 서비스도 등장했다. 승객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앱 내 메시지 전송을 통해 지인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안심귀가 라이브’ 서비스다. 카카오택시도 기사를 평가하거나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안심 메시지를 발송하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택시가 밀폐형 공간인 데다 이동형 운송 서비스다 보니 위험을 체감하는 정도가 높은데 택시 운수사와 플랫폼 서비스 간 사업 일원화가 돼 있지 않아 문제 제기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택시 기사의 성교육은 물론이고 역무원·경찰 등이 관리하는 지하철처럼 이에 준하는 관리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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