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미중 첨단무기 남중국해 총집결···전쟁땐 美 승리 장담 못한다

중앙일보 2020.09.06 08:00
 
4일 대만군에 격추된 중국 전투기 영상이 SNS를 타고 번져갔다. 대만 국방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면서 제3차 세계대전을 비껴갔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그대로 미ㆍ중 전쟁을 촉발할 수도 있어서다. 최근 남중국해로 몰려든 양국 군대는 일촉즉발 대치해 ‘뭔가 일어난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누가 승리할까.
 
미ㆍ중은 최근 두 달간 ‘전쟁 같은 훈련’을 치렀다. 중국은 7월 1일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에서 해상 훈련을 시작했다. 미국은 즉각 니미츠함과 로널드 레이건함 등 항공모함 두 척을 현장에 급파했다. 항모 두 척이 동시에 출동한 건 2014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2016년 12월 중국 항공모함이 보하이 해상에서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

2016년 12월 중국 항공모함이 보하이 해상에서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

 
중국은 지난달 24일부터 같은 곳에서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미국은 하루만인 25일 U-2S 정찰기를 비행금지구역으로 보내 훈련 상황을 엿봤다. 중국 언론은 “실제 격추된다면 전적으로 미국 탓”이라며 경고했다.
 
중국은 하루만인 26일 훈련구역에 각종 미사일을 쏟아부으며 무력시위에 나섰다.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DF(둥펑)-21D 미사일과 중거리 탄도미사일 DF-26B를 발사했다. 잠수함에서는 1만 1000㎞까지 날아가는 JL(쥐랑)-2A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쏘아 올렸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된 미사일은 최근 미 해군이 훈련했던 해역에 떨어졌다. 홍콩 명보는 “미국이 중국 본토를 목표로 공격할 경우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라고 훈련의 의미를 평가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핵무기를 과시하며 앙갚음을 했다. 지난 2일 미국이 캘리포니아에서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는 잠시 뒤 남태평양에 떨어졌다. 태평양 건너 어디라도 마하 23(약 시속 2만 8176㎞) 속도로 날아가 30분 안에 타격할 수 있다.
 

항모 투입에 핵무기 발사 ‘일촉즉발’ 위기

하지만 핵전쟁의 위기는 피할 것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양국 모두 너무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어서다. 미 국방부는 현재 200개 정도로 추정하는 중국의 핵탄두가 10년 뒤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일 의회에 제출한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중국이 배치한 핵무기가 벌써 320기를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최근 개발한 DF-41은 최대 1만 4000㎞까지 날아가며 20∼250㏏ 폭발력의 핵탄두 10∼12개를 한꺼번에 탑재할 수 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미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도 “중국이 육ㆍ해ㆍ공 3대 핵전력 완성에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핵추진 전략잠수함은 SLBM인 JL-2를 12발씩 탑재한다. 신형 폭격기 H-6K은 공중에서 발사하는 초음속 핵탄두 미사일 CJ-10A을 6발씩 장착한다.
 
미국의 핵탄두는 중국보다 18배 많은 5800개, ICBM은 4배 많은 400기를 준비해뒀다. 핵전략 잠수함은 3.5배인 14척, 핵무기 탑재 폭격기도 중국보다 6.6배 많은 66대가 항시 출격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핵무기를 주고받는 총력전은 공멸이다. 핵전쟁에 돌입하면 불과 1~2시간 만에 양국의 주요 도시와 군사 거점 수백 곳은 소멸하고 수천만 명이 사망한다.
 
2018년 5월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인 네브라스카함(SSBN 739)이 미 캘리포니아주 앞바다에서 트라이던트 Ⅱ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을 쏘고 있다. 이 미사일은 훈련용으로 핵탄두를 실지는 않았다. [미 해군]

2018년 5월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전략잠수함인 네브라스카함(SSBN 739)이 미 캘리포니아주 앞바다에서 트라이던트 Ⅱ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을 쏘고 있다. 이 미사일은 훈련용으로 핵탄두를 실지는 않았다. [미 해군]

 
대신 베이징대 ‘남중국해 전략태세 감지(SCSPI)’의 후보(胡波) 박사는 실제 일어날 수 있는 미ㆍ중 충돌 사례를 전망했다. 미군 정찰기가 남중국해의 중국 영공에 진입하는 경우다. 실제 2001년 하이난 섬 부근에서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한 사례도 있었다. 미 군함이 중국이 만든 인공섬에 접근해도 마찬가지다. 2018년 9월 양국 함정은 41m 거리에서 대치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해군대학 저널 8월호에 실린 ‘지금까지 없었던 전쟁?’은 내년 1월 중국군이 기습적으로 상륙작전에 돌입하면 미국이 손 쓸 틈이 없다고 전망했다. 2014년 러시아 군대가 크림반도를 침공했을 때도 지켜만 봐야 했던 것처럼 말이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대만 상륙에 대비해 해병대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대만 상륙에 대비해 해병대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공멸하는 핵전쟁 꺼려, 그러나 전쟁 가능성은 다양

중국은 미국과의 전쟁을 감당할 수 있을까. 중국은 미국이 전쟁을 선택하기 어려울 규모의 군사력을 갖추고 있을까.
 
양국의 군사력 총량을 단순 비교하면 미국이 중국을 압도한다. 미국은 지난해 국방비로 6846억 달러를 쓰며 전 세계 국방비 총액의 절반에 가까운 43%를 차지했다. 중국은 1811억 달러를 투입하며 국방비 지출 세계 2위 자리에 올랐다.
 
2017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핵무기 공격에 투입하는 B-2 전략폭격기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2017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핵무기 공격에 투입하는 B-2 전략폭격기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하지만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분석이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 미 의회 국방전략위원회(NDSC)는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는 위험한 수준으로 약화했으며, 미군은 다음번 벌이게 될 국가 대 국가 간 전쟁에서 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몇몇 군사 분야에선 중국이 미국과 대등해졌거나 심지어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이 태평양 건너 중국까지 군사력을 보내 전쟁을 벌이는 건 쉬운 게 아니다. 동북아에 투입하는 군사력만 놓고 보면 압도적인 우위를 갖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중국 남해연구원이 작성한 ‘2020년 아태지역 미군 전개’ 보고서는 미국이 인도ㆍ태평양사령부에 전체 군함의 60%, 육군의 55%, 해병대의 3분의 2를 배치했다고 분석했다. 전체 병력은 37만 5000명이며, 이 중 8만5000명은 최전방에 전진 배치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레이더 탐지 거리는 미국 알래스카에 도달하며 특히 일본과 필리핀 해역까지 정밀한 탐지가 가능하다. [해군 전력시험분석평가단 제공]

중국의 레이더 탐지 거리는 미국 알래스카에 도달하며 특히 일본과 필리핀 해역까지 정밀한 탐지가 가능하다. [해군 전력시험분석평가단 제공]

 
전쟁은 ‘시간ㆍ장소ㆍ방법’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미국은 기습공격의 효과를 살릴 수 없다. 중국은 인공위성 117개를 우주에 띄워 놓고 감시한다. 대규모 원정 전쟁을 비밀스럽게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방어전을 펼치는 중국은 미국보다 적은 규모의 군사력만 투입해도 방어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군사이론가 클라우제비츠는 공격자는 방어자보다 최소 3배 수준을 넘어서는 군사력을 갖춰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 미 본토에서 출격한 전략폭격기 B-52H(가운데)와 일본에 주둔 중인 미 공군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오른쪽 위)가 대열을 지어 비행하고 있다. [미 태평양 공군 제공]

지난 2월 미 본토에서 출격한 전략폭격기 B-52H(가운데)와 일본에 주둔 중인 미 공군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오른쪽 위)가 대열을 지어 비행하고 있다. [미 태평양 공군 제공]

 
중국군은 아직 군사력의 양과 질적인 수준에서 미국을 압도하지 못하지만, 미국과 견주어 수성전을 펼칠 정도는 된다는 평가다. 중국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한 군사전략과 군사력도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중국은 제1도련선 안으로 미 해군이 접근하는 걸 막고, 들어오면 격파하는 구상을 세웠다. 도련선은 완충 구역으로, 태평양 섬을 이은 가상선으로 만들어진다. 이른바 ‘반접근ㆍ거부(A2AD)’전략이다. 중국은 2ㆍ3도련선을 괌과 하와이까지 확대해 미국이 태평양 건너 아시아로 영향력을 확대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2017년 1월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7년 1월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의 군사력은 이런 작전 개념을 실행에 옮길만한 수준에는 이미 도달했다. 중국은 사거리 500∼5500㎞ 지상 발사 미사일 1250기를 배치했다. 미 해군이 중국 근해로 마음 놓고 들어가기 어려운 까닭이다.

관련기사

 
중국은 직접 바다로 나가 미국을 압박하기도 한다. 항모를 6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호위할 이지스함은 이미 배치했고, 차기 이지스급 순양함도 건조 중이다. 미 해군사관학교는 중국의 핵전략 잠수함이 2030년까지 지금의 3배 수준인 12척, 원자력추진 잠수함도 12척으로 2배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중국 군사력 압도…승리는 장담 못 해

미국은 2025년에 스텔스 구축함과 무인 수상함ㆍ잠수정으로 꾸려진 유령함대(Ghost Fleet)를 창설하며 중국 공략에 나선다. 중국 근해로 은밀하게 침투한 유령함대가 중국 미사일 기지와 항모 전단을 기습 공격해 미국 군사력 투입의 장애물을 제거한다는 전략이다.
 
유령함대의 지휘함인 줌왈트함은 3척을 운용할 계획인데 초음속 레일건을 비롯해 토마호크 미사일ㆍ지대함 미사일ㆍ로켓형 대잠 어뢰 등 막강한 화력을 갖춘다. 또한 뛰어난 스텔스 성능 덕분에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렵다.
미군은 유령 함대를 은밀하게 침투해 중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한 뒤 항모 전단을 중국에 투입하는 전략을 마련했다. [중앙포토]

미군은 유령 함대를 은밀하게 침투해 중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한 뒤 항모 전단을 중국에 투입하는 전략을 마련했다. [중앙포토]

 
2024년까지 총 10척을 건조하는 대형 무인수상함(LUSV)도 공격력과 함께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 등 방어력을 구비한다. ‘에코 보이저’로 불리는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은 무인자동항법으로 이동하는데, 공격력에 기뢰 제거 임무까지 더해 줌왈트와 무인수상함이 안전하게 침투하도록 바닷길을 연다.

관련기사

 
미국은 연합군을 만들어 대중국 봉쇄전략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부족한 군사력을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동맹의 힘을 빌려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31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의 4각 협력체 ‘쿼드(Quad)’를 거론했다. 이보다 확대된 ‘쿼드 플러스’(Quad Plus)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래 등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처럼 미ㆍ중 대결의 불길이 한국에도 옮겨붙을까 우려된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기자 정보
박용한 박용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