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아시아 바다가 뜨거워진다…한·중·일 해상 군사력 경쟁

중앙일보 2020.09.05 11:00
최근 한·중·일 3국이 동아시아 해상 주도권을 놓고 해양 전력 증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형국이다. 항공모함 도입을 서두르는가 하면, 해상 병력을 늘리려는 시도까지 이뤄지고 있다.  
 

中, 美 대응 위한 발 빠른 움직임

지난 1일부터 보하이해에서 훈련하고 있는 중국의 두번째 항공모함 산둥함. [신화통신]

지난 1일부터 보하이해에서 훈련하고 있는 중국의 두번째 항공모함 산둥함. [신화통신]

 
3국 중 해군력 강화에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는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 1일부터 보하이 해서 22일간 항모 산둥(山東)함 훈련을 실시한다고 해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항모 전력의 실전 능력을 조속히 완료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번 훈련에 동원한 산둥함은 랴오닝(遼寧)함에 이은 중국의 2번째 항공모함이다. 산둥함은 지난해 말 취역했지만, 실제 전투 능력을 확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국 언론은 이번 22일간의 훈련을 통해 함재기 젠(殲·J)-15의 운용 능력을 끌어올리면 산둥함이 연말까지 실전 능력을 갖추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中, 2번째 항모 실전 능력 '연말까지' 

중국의 복안대로라면 현재와 같이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수시로 군사 활동을 벌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
 
로널드 레이건함이 이끄는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최근까지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벌였다. 괌과 일본에서 출격한 미군 군용기가 중국 연안에 접근하는 일도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치고 빠지기’에 능한 미 전력을 항모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게 중국의 계산이다.
 
중국은 이밖에 산둥함보다 더 현대화된 '002함'의 건조를 이미 시작했으며 이와 별도로 4번째 항모 건조도 이르면 2021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日, 항모 도입하고 해상 병력 늘리고 

중국이 불붙인 해군력 경쟁에 한국과 일본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헬기모함인 1만9000t급 휴가함(DDH-181)과 이세함(DDH-181)을 운용 중인 일본은 2만 7000t급 다목적 구축함인 이즈모함(DDH-183)과 가가함(DDH-184) 2척을 2023년까지 F-35B를 함재기로 하는 경항모로 개조할 방침이다. 이후에도 ‘호우쇼우’라는 5만t급 항모도 건조할 것이라고 한다.
 
22023년까지 경항공모함으로 개조할 예정인 일본 이즈모함. [일본해상자위대]

22023년까지 경항공모함으로 개조할 예정인 일본 이즈모함. [일본해상자위대]

한발 더 나아가 일본은 현재 해상자위대 자위관 4만3000여명을 2000명 증원해 수년 내 4만5000명 규모로 늘리는 계획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첨단 무기를 앞세워 병력을 줄이는 세계적 추세를 감안하면 이례적 행보다.
 
해상 이지스 시스템의 육상형 모델인 이지스 어쇼어의 대안으로 이지스함을 늘려 대응하는 방안이 거론되자 병력 증원 계획이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중국군의 해양진출 대응 등으로 해상자위대의 인력 부족이 만성화한 상태”라며 “증원될 해상자위관은 이지스함과 잠수함 등에 배치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韓, 말만 많던 항모 건조 계획 덩달아 '급물살' 

30년 전부터 설만 무성하던 한국의 항모 건조 계획이 지난 8월 10일 발표된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서 처음으로 공식화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
 
“중국과 일본의 항모 전력이 한국 주변 해역에서 활동하게 되면 해군 작전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북한을 주로 상대하는 한국군에게 항모의 전략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반대론을 누른 모양새다.  
 
국방부가 공개한 경항공모함 예상 그래픽. [국방부 제공]

국방부가 공개한 경항공모함 예상 그래픽. [국방부 제공]

 
군 당국이 2030년대 초 배치를 구상 중인 항모는 약 3만t급 규모의 경항모로 F-35B 10여대와 헬기 등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중·일 항모 전력과 맞서기 위해선 최소 2대의 항모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또 항모 운용 병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4만명을 약간 웃도는 해군 인원을 수천 명 더 늘려야 한다는 증원론도 군 내부에서 제기된다.
 
군 당국자는 “주변국이 항모를 속속 도입하는 상황에서 전략적 억제력을 위해 우리도 항모 도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해군력 증강을 통해 초국가·비군사적 위협을 포함한 전방위 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