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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코치가 자세 교정, 비대면 PT…코로나 '확찐자' 막는 '홈트'

중앙일보 2020.09.05 06:00
#직장인 김소영(37·서울 서초구)씨는 지난달 18일 회사가 재택근무에 돌입하자 곧바로 스텝퍼(계단 오르기 운동 기구)를 구매했다. 퇴근 후에는 거실로 나와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운동을 시작한다. 영상 속 코치의 구령에 맞춰 동작을 하고, 지칠 때쯤이면 "할 수 있다. 쉬지 말라"고 독려하는 소리에 집중력이 흩어지지 않는다. 김씨는 "지난 3월 재택근무 때 2주 만에 4㎏이 늘어 '확찐자'가 됐었다"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홈트(홈+피트니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직장인들은 재택근무, 학생들은 원격수업으로 '집콕' 모드에 들어갔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헬스장은 문 닫고 산책마저 꺼리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홈트가 코로나 시대 체력관리의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 펠로톤 홈페이지 캡처

사진 펠로톤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로 집콕족된 직장인·학생…홈트로 체력관리

홈트 대중화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글로벌 뷰티·헬스케어 기업 뉴스킨 파마넥스가 시장조사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전국 20~60대 성인 1000명 가운데 67.8%가 '현재 홈트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홈트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외부 활동 제약'(31.8%), '집에서 하는 게 편해서'(28%)라고 답했다.
 
홈트 방식은 단순히 영상 속 동작을 보고 따라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혼자 운동하면서도 코치의 1대 1 지도를 받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한다. LG유플러스는 카카오VX와 제휴해 지난해 10월 인공지능을 통해 집에서도 실시간 자세 교정을 받으며 정확하게 운동할 수 있는 구독형 홈트레이닝 서비스 '스마트홈트'를 시작했다.  
LG유플러스의 스마트홈트를 이용해 운동하는 모습. AI 코치가 동작을 분석해 잘못된 점을 알려준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의 스마트홈트를 이용해 운동하는 모습. AI 코치가 동작을 분석해 잘못된 점을 알려준다. [LG유플러스 제공]

 

이통사, AI 코치가 자세 교정하고 소모 칼로리 계산까지

스마트폰 앱의 한쪽 화면에는 전문가의 자세를 보여주고 다른 화면에는 카메라에 찍힌 자신의 동작이 잡힌다. 사용자의 동작을 AI가 분석한 뒤 "왼쪽 다리 동작에 더 신경써주세요" 같은 알림 메시지가 뜬다. 운동이 끝나면 신체 부위별 운동시간, 소모 칼로리, 동작별 정확도를 분석해 제공한다.  
 
SK브로드밴드는 홈트레이닝 분야 인기 모바일 앱 '핏데이'를 TV 버전으로 개발한 'B tv FitDay'를 서비스한다. '저질체력 탈출하기' '매일하는 7분 운동' '뱃살 제거 다이어트' 등의 프로그램 중 선택하면 된다. 푸시업이나 스쿼트, 점핑잭 등의 동작을 할 때 TV 속 코치가 구령을 넣어주고, "10초 남았습니다"같은 격려 멘트로 힘을 북돋워준다. 운동을 마친 뒤에는 소모 칼로리를 계산해 제시한다.
 
지난 3월 LG유플러스의 스마트홈트 월평균 이용자 수는 1월 대비 38% 늘었고, SK브로드밴드 Btv의 홈트 콘텐트 시청 시간은 전달 대비 139% 증가한 바 있다.   
 
홈트 분야 스타트업도 성장세다. 리트니스는 지난해 12월 비대면 라이브 홈트레이닝 앱을 출시했다. 사용자가 운동하는 모습이 카메라로 전달돼 트레이너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받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이후 피트니스 라이브 수업 접속률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AI 헬스케어 스타트업 마이베네핏은 최근 1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기업은 동작인식 카메라를 활용해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하는 키오스크 코치 '버추얼 메이트'를 제조한다.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모델들이 실내용 운동기구를 홍보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12일까지 91개 주요 점포에서 스텝퍼, 미니 바이크 등 '실내 운동기구 모음전'을 진행한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모델들이 실내용 운동기구를 홍보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12일까지 91개 주요 점포에서 스텝퍼, 미니 바이크 등 '실내 운동기구 모음전'을 진행한다. [연합뉴스]

 

'홈트계 넷플릭스' 펠로톤, 올 1분기 구독자 94% 증가 

해외에서는 홈트 열기가 더 뜨겁다. 미국의 구독형 홈트레이닝 서비스 펠로톤은 '홈트계의 넷플릭스'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펠로톤의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5억2460만달러였다. 같은 기간 구독자 수는 94% 늘었다. 펠로톤 사용자들은 모니터를 장착한 스피팅용 자전거를 구매한 뒤, 동영상 운동 강의를 수강한다. 동영상 강의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강사가 수강생의 운동 상태를 확인하면서 수위를 조절해 코치한다.
 
코로나19 여파로 홈트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트랜스퍼런시 마켓리서치 보고서에서는 "2030년까지 10년간 글로벌 홈트 앱은 연평균 21%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2030년 홈트 앱 시장의 가치는 26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 "홈트 성장세 이어가려면 소비자보호책 마련돼야"

이에 대해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를 계기로 홈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홈트 기구와 운동 방식·효과성 등에 대한 정확한 검증과 표준화를 통해 소비자 보호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홈트에 대한 관심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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