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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떠난 로컬생활 성공 방정식은?

중앙선데이 2020.09.05 00:20 702호 20면 지면보기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김동복, 김선아 외 7명 지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기획
스토어하우스
 
5년 전, 50대의 고등학교 은사님은 서점과 게스트하우스가 결합된 북스테이(book+stay)를 하겠다며 전남 장흥으로 떠났다. 고등학교 동창 한 명은 3년 전, 색다른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를 선보이겠다며 전북 장수에 갔다. 물리적으로 멀어진 거리만큼이나 소식도 뜸해졌다. 은사님과 동창생이 어떤 ‘로컬생활’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전해 듣지 못했다. 서울 생활이 팍팍하다고 느껴질 때, 막연히 부럽다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 선뜻 그들처럼 떠날 용기를 내지 못했다.
 
막연하게 로컬생활을 선망하고, 떠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유용한 책이 나왔다. 이 책은 로컬에서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시흥·수원·강화 등 수도권부터 충청 청주와 전라 광주·순창·남원·목포·군산, 경북 대구, 강원 속초, 제주도 서귀포까지 전국 곳곳에서 색다른 서점, 출판사, 양조장,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을 만들어 생활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서울을 왜 떠나게 됐는지, 왜 이곳을 선택했는지, 어떻게 로컬생활을 지속하고 있는지 9명의 저자가 자세하게 풀어놓았다. 사례가 13개나 되는데 목차를 보고 평소 궁금했던 지역이나 분야를 먼저 읽어볼 수 있다. 무조건 로컬생활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로컬에서 느낀 장단점을 솔직하게 나열했다.
 
독자들이 궁금한 것은 ‘내가 원하는 로컬생활을 하면서 과연 먹고 사는 문제까지 해결되는가’일 것이다. 이 책을 보면 그 해답이 보인다. 바로 기획력이다. 서울에선 볼 수 없는 남다른 아이디어를 현지인은 물론 외지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하다. 이를테면 책에 나온 속초 칠성조선소는 이색카페로 주목받아 최근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폐조선소로 버려졌던 공간이지만 문화 공간 카페로 탈바꿈해 인기를 끌고 있다.
 
뜻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강화 청풍 협동조합은 5명의 청년이 모여 만들었다. 게스트하우스, 식당, 공방 등을 세워 강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언젠가는 은사님과 동창생의 슬기로운 로컬생활도 듣고 싶다. 그사이 내가 로컬인이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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