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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한 적 없는 위험한 태풍" 하이선 북상에 벌벌 떨고있는 日

중앙일보 2020.09.04 18:09
초대형급 태풍 하이선이 북상하면서 일본 열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6일 오전 접근 때 가장 강력한 세력
'특별경보급' 태풍...9개댐 사전 방류
7일까지 최대 600mm 비, 재난용품 불티
전문가 "수퍼 베스트 피난 미리 하라"

4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강력한 태풍 하이선은 이날 낮 현재 일본의 남쪽 해상을 시간당 15㎞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5일 밤부터 6일에 걸쳐 오키나와(沖縄) 지방에 접근해, 그 뒤로도 세력이 크게 약해지지 않은 채 7일 규슈(九州) 남부 가고시마(鹿児島)현에 접근하거나 상륙할 전망이다. 
지난 2일 NASA가 제공한 위성사진.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통과하고 있고 남쪽에서 하이선이 올라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일 NASA가 제공한 위성사진.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통과하고 있고 남쪽에서 하이선이 올라오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기상청은 “지금까지 경험해본 적 없는 강풍과 높은 파도, 큰 비가 우려된다”면서 태풍이 접근하기 전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등 대책을 모두 끝내줄 것을 당부했다. TV아사히는 “경험해본 적 없는 위험한 태풍”이라고 보도했다.
 
하이선은 중심기압이 925(hPa·헥토파스칼)로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50m, 최대 순간풍속은 70m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세력이 강력한데, 하이선은 지난 24시간 동안 중심기압이 45hPa이나 낮아지면서 급속하게 발달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1일 태평양 괌 인근에서 태풍이 발생하자, 이례적으로 곧바로 다음날 “특별경보급 태풍이 될 수 있다”며 경고했다.
 
태풍의 ‘특별경보’는 수십 년에 한번 닥칠 만한 규모의 초대형 태풍에만 사전 발령하는 것으로, 중심 기압이 930hPa 이하 또는 최대 풍속 50m 이상일 경우에만 해당한다. 6년 전과 4년 전에 오키나와현에 특별경보를 발령한 사례가 있다. 
지난 2일 일본 규슈 남부 나가사키 해안에 태풍의 영향으로 큰 파도가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일 일본 규슈 남부 나가사키 해안에 태풍의 영향으로 큰 파도가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하이선은 일본 열도에 가장 근접하는 시점인 6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중심 기압 915hPa, 최대 풍속 55m, 최대 순간풍속 80m의 어마어마한 위력이 예상된다.
 
일본에서 930hPa이하의 태풍이 상륙한 건 1959년 이세완(929hPa·국제명 베라), 1961년 제2무로토(925hPa·낸시),1993년 13호 태풍(930hPa·양시) 정도다. 이세완 태풍 때는 5000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하이선은 진행속도가 느려 광범위한 지역에 큰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키나와와 아마미(奄美) 지역은 5~6일, 규슈에선 6~7일까지 맹렬하고 상당히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6일부터 7일 사이 규슈 남부와 아마미 지역에 400~600mm, 규슈 북부에 300~500mm, 시코쿠(四国)에 300~400mm의 큰 비가 예상된다.
 
국토교통성은 하이선에 대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규슈 지역의 9개 댐에서 사전 방류를 시작했다. NHK에 따르면 규슈 남부 미야자키(宮崎)현의 생활용품점에선 재해 대책용품이 평소의 10배 이상 많이 팔려나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교토대학 방재연구소 야모리 가쓰야(矢守克也) 교수는 NHK에 “태풍의 영향이 미치기 전에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수퍼 베스트 대피’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태풍이 근접해 지자체가 준비한 대피소로 이동하는 게 ‘베스트 대피’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까지 감안해 태풍이 오기 하루 전에 위험도가 덜한 친척 집이나 호텔 등으로 피신하는 ‘수퍼 베스트 대피’를 추천하는 것이다.
 
일본에선 지난해 태풍 파사이(순간 최대풍속 58.1m)로 치바현에서 93만 가구가 정전이 발생해 복구에 1개월 이상이 걸리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2년 전인 2018년 태풍 제비의 영향으로 침수된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 모습. [NHK 화면 캡쳐]

2년 전인 2018년 태풍 제비의 영향으로 침수된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 모습. [NHK 화면 캡쳐]

 
2년 전 간사이(関西)공항을 덮쳤던 태풍 제비(순간 최대풍속 58.1m)도 피해가 컸다. 당시 유조선이 강풍에 휩쓸려 교각에 부딪히는 바람에, 간사이 공항이 고립돼 승객 8천여명이 갇혔고, 공항이 완전히 복구되는 데에만 7개월 이상이 걸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오후 관계부처 각료회의를 열고 대책을 주문했다. 경찰, 소방, 해상보안청, 자위대 등 2만 2000여명을 대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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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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