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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최고치 하루만에 5% 폭락···美폭락장 시작? 숨고르기?

중앙일보 2020.09.04 16:57
하루에만 시총 215조원 날린 애플.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하루에만 시총 215조원 날린 애플.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약세장의 전조일까, 숨 고르기 조정일까. 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폭락을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 나스닥(NASDAQ)이 4.96% 떨어졌다. 사상 최고치 경신 릴레이를 이어가며 1만2000선을 돌파한 지 하루만이다. 나스닥은 3일 598.34포인트 떨어진 1만1458.1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폭락의 여파는 다른 지수로도 이어졌다. 우량 대형주 클럽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역시 125.78포인트(3.51%) 하락한 3455.06, 30개 기업만 추린 소수정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807.77포인트(2.8%) 하락한 2만8292.73으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소재지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AFP=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소재지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AFP=연합뉴스

 
폭락 진원지는 애플과 테슬라였다. 팬더믹 상황에서 빅테크의 승승장구를 이끌며 시가총액 2조 달러도 돌파했던 애플은 이날 8.01% 폭락했다. 지난 3월 16일 12.9% 급락한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하락 폭이 9.02%로 더 컸다. 구글의 모(母)기업 알파벳도 5.1%, 아마존은 4.63%, 넷플릭스도 4.9%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증시가 험악한 하루(ugly day)를 보냈다”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금껏 이어진 기술주 랠리가 영영 계속되진 않을 것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전했다. 4일 장을 앞두고 나스닥 선물은 -1.2% 언저리를 맴돌며 암울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잘나가던 '이천슬라'에 제동 걸리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잘나가던 '이천슬라'에 제동 걸리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황소장은 가고 곰의 시대 열리나  

왜 지금일까. 애플ㆍ아마존ㆍ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랠리가 계속되면서 가을께 조정장이 올 것이란 전망은 있었다. 그러나 3일의 폭락은 나스닥의 최고치 경신 바로 다음 날 급작스러운 투매 릴레이로 촉발됐다. 투자 전문가도 뚜렷한 분석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쏟아진 FTㆍWSJㆍ블룸버그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유는 대략 세 가지로 정리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3일)를 앞둔 불확실성과 추가 경기부양책을 놓고 미국 여야가 교착 상태에 있는 것, 그리고 그간 증시 과열에 일부 투자자의 투매 심리에 불이 붙었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5% 가까이 폭락한 나스닥. Xinhua=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5% 가까이 폭락한 나스닥. Xinhua=연합뉴스

 
약세장은 기술적으로 하락이 이어지며 전고점에서 약 20% 이상이 빠지는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을 일컫는다. 추세를 가늠하는 측면에선 3일 급락보다 4일 이후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 
 
전망은 엇갈린다. 억만장자 투자가인 빌 애크먼은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싫어하는 건 불확실성인데, 지금은 (미국) 대선을 60일 가량 남겨두고 있어서 불확실성의 정점에 있다”면서도 “이번 폭락이 (주식 장의) 종말의 시작이라고 해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3일의 폭락이 약세장의 본격 시작이라고 해석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베어링 자산운용의 켈리 버튼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투자 매니저도 블룸버그에 “증시가 추락 천사를 만나긴 했지만 백신 개발과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가 나오면 신중하지만, 낙관적 전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4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비농업 실업률 수치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월의 10.2%보다 떨어진 8.4%로 집계되면서다. 예상보다 선전한 수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3일 독일을 방문했다. 테슬라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독일 정부의 전폭 지원을 약속 받은 그는 "테슬라는 단순히 자동차 기업이 아니라 환경을 위해 기여하는 기업일 될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 공정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주가 추락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EPA=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3일 독일을 방문했다. 테슬라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독일 정부의 전폭 지원을 약속 받은 그는 "테슬라는 단순히 자동차 기업이 아니라 환경을 위해 기여하는 기업일 될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 공정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주가 추락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암울한 전망도 만만치 않다.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인 CCN은 이날 “테슬라의 조정국면은 이제 본격 시작”이라며 “밀레니얼 로빈후드(미국의 개미투자자)가 크게 잃을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투자사인 RW어드바이저리의 시장 전략가 론 윌리엄은 CNBC에 “자산 가격이 ‘민스키 모멘트’(신용 투자 등으로 이상 과열된 강세장 이후 급작스러운 증시 붕괴)로 넘어가는 시점에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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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등 아시아도 빨간불  

미국 증시 폭락은 바다 건너 아시아 증시에도 빨간불을 켰다. 그러나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한국 코스피는 27.65포인트(1.17%) 하락한 2368.25에, 일본 닛케이는 260.10포인트(-1.11%) 하락한 2만3205.43으로 장을 마쳤다. 중국도 상해종합지수가 오후 4시 현재 27.54포인트(-0.81%) 빠진 3357.44를 기록 중이다. 블룸버그는 “아시아에 빨간불이 켜지긴 했지만 심각하진 않았다”고 평하며 “한국의 경우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뉴딜펀드 등에 대한 투자자의 심리가 작동하면서 하락폭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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