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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값 바닥쳤다? 글쎄, 아직은…

중앙일보 2020.09.04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D램 반도체의 고정가격이 지난달 내림세를 멈추고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가격 수준에 대한 시장의 예상은 엇갈린다.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치고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과 수요 감소로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이런 가운데 3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3~4% 올랐다.
 

D램 내림세 멈추자 시장 기대감
삼성·하이닉스 주가 3~4% 올라

“화웨이 재고 확보따른 일시적 반등”
하반기 10% 넘게 하락 전망 나와

대만의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DDR4 8Gb 기준) 고정가격은 평균 3.31달러로 전달과 같았다. 지난 7월(-5.44%)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가격 흐름이다. 지난달 낸드플래시(128Gb MLC 기준) 가격은 4.35달러로 전달보다 0.91% 내렸다. 지난 7월(-6.2%)과 비교하면 가격 하락폭을 줄였다.
 
반도체 업황을 보여주는 DXI 지수 추이

반도체 업황을 보여주는 DXI 지수 추이

D램의 현물가격은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3일 PC용 D램 현물가격은 평균 2.68달러로 전날보다 2.4% 올랐다. 반도체 업황을 보여주는 D램익스체인지 지수(DXI)도 지난달 말을 고비로 반등했다. 지난 2일 DXI는 1만7832였다. 올해 들어 최저였던 지난달 24일(1만6898)과 비교하면 5.5% 올랐다.
 
3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3.68% 오른 5만64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4.24% 상승한 7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전날보다 2.84% 상승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 지수는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호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시가총액 1, 2위 종목이 나란히 뛰어오르자 3일 코스피(2395.90)도 1.33% 상승하며 24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달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3일 보고서에서 “D램 현물가격 반등에도 하반기에는 반도체 가격의 하락 압력이 지속할 것”이라며 “최근 현물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추가 제재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14일에 앞서 중국 화웨이가 메모리 반도체의 재고 확보에 나서며 일시적으로 가격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이 많이 늘어난 것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하지만 지난 6월 이후 가격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다.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의 반도체 재고 누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트렌드포스는 서버용 D램 가격이 3분기에 10~15% 하락하는 데 이어 4분기에도 10~15% 내릴 것으로 봤다. 모바일 D램은 3분기에 3~8%, 4분기엔 0~5% 내린다는 게 트렌드포스의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생산을 맡는다는 소식도 주가에 호재였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부문에서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추격하는 발판을 마련해 가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1일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선보이고 신제품을 삼성전자의 8나노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대만의 TSMC 공정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해왔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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