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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효과에 속지마"…美 3분기 성장률 급등 전망에 경고음↑

중앙일보 2020.09.03 17:17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콘테이너 하역장에서 나부끼는 성조기. AFP=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콘테이너 하역장에서 나부끼는 성조기. AFP=연합뉴스

 
올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31.7%, 전기대비 연율)은 73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라고 해도 충격은 컸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 달 29일 발표될 3분기(7~9월)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 쏠린다. 대통령 선거(11월 3일)를 앞둔 데다, 'V자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깔려 있다. 
 
일단 3분기 수치 전망은 밝다. 그럼에도 경고음은 이어지고 있다. 기저 효과에 속지 말라는 경계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해도 수학적으로 분석하면 3분기 GDP 증가율 수치는 굉장히 좋을 수밖에 없다”며 “숫자와 무관하게 미국 경제는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오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WSJ가 국제 시장분석 기관인 IHS마킷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한 3분기 경제성장률(이하 전기대비 연율) 전망치는 28.6%다. 이 수치만 보면 3분기 성장률은 2분기보다 60.1% 포인트 급등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3분기 GDP 성장률, 수치에 속지마라.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미국 3분기 GDP 성장률, 수치에 속지마라.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V자 반등'으로 보고 흥분하기엔 찜찜한 구석이 있다. 2분기에 미국 경기가 바닥을 찍었기 때문에 발생한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게 WSJ 분석의 요지라서다.  
 
IHS마킷의 월별 미국 GDP 증가율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지난 4월 한 달 73.4%로 역성장하며 쪼그라들었다. 앞서 지난 3월 성장률은 -47.7%였다. 지난 2월말부터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강제 봉쇄 조치 등으로 실물 경기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성장률 수치는 지난 5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5월(71%)과 6월(95.4%)에 급성장했다. 강제 봉쇄 조치 등이 완화되면서 경기가 상대적으로 회복된 덕이다. 지난 7월 성장세는 비교적 주춤했지만 26.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WSJ는 “일각에선 3분기 성장률을 35%까지 추산하는 희망 섞인 분위기도 있다”며 “미국 역사상 최고의 분기별 성장률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이 보수적으로 추산한 전망치인 28.6%로 최고 수준의 분기 성장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실업수당 청구 대기 행렬. 코로나19는 미국 경제도 강타했다. 2분기는 연율 기준 73년만의 최악의 GDP 성장률인 -31.7%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실업수당 청구 대기 행렬. 코로나19는 미국 경제도 강타했다. 2분기는 연율 기준 73년만의 최악의 GDP 성장률인 -31.7%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그럼에도 '기저 효과'에 따른 착시 현상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게 시장과 전문가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케네스 로고프 미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지난 5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3분기 경제성장률이 V자 반등한다고 가정해도 이는 가짜 성장”이라며 “경제가 이미 50% 곤두박질을 쳤다고 가정할 때, 그다음에 25% 반등을 한들 무슨 소용인가”라고 지적했다.    
 
3분기 성장률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장률이 발표되는 날은 공교롭게도 미국 대선(11월 3일) 닷새 전인 다음달 29일이다. 재선을 앞두고 코로나19 등으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급등한 3분기 성장률 수치를 성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 활황 및 지난해까지의 낮은 실업률 등을 주요 성과로 강조해왔다.  
 
WSJ는 “중요한 것은 단지 3분기 성장률이 아니라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라며 “투표장에 가는 유권자들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마음속에 이 점을 잘 새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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