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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 라인중 B·C라인만 감염…캘수록 미궁빠지는 구로아파트

중앙일보 2020.09.03 15:37

서울시, 민관합동 역학조사단 투입  

총 12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시 구로구 A아파트에 대해 서울시가 '민관합동 역학조사단'을 구성해 감염경로를 파악하기로 했다. 드물게 한 라인에서만 10명의 집단감염 사례가 나온 데다 나머지 2명도 바로 옆 라인에서 확진자가 나와 특수한 감염경로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민간전문가와 구청, 질병관리본부 등 인력을 동원해 환기구 및 오·배수 설비 등 감염 경로를 다각도로 점검할 방침이다.
 

한 층에 20세대 사는데…B·C라인만 감염

집단감염 발생한 서울 구로구 아파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집단감염 발생한 서울 구로구 아파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3일 오전 코로나 19 정례 브리핑에서 “구로구 A아파트 집단감염 관련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민관합동 역학조사단을 구성해 9월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A아파트 1동에서는 총 12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그중 6가구 10명의 확진자는 ‘B라인’에서만 발생했다. 나머지 2가구 2명의 확진자는 B라인 바로 옆인 ‘C라인’에서 나왔다.
 
 확진자가 2개 라인에서만 발생한 것을 두고 여러 감염경로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A아파트는 ‘ㄷ자’ 형태로 한 층에 20여 가구가 복도식으로 위치해 있는데 유독 B·C라인에서만 감염자가 나왔다. 복도가 꺾어지는 부분에 총 2대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고, B·C라인 주민들은 대부분 인접한 동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역시 동편 엘리베이터와 가까운 다른 라인에서는 확진자가 전무(全無)한 것도 의문이다.
 
지난달 26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6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B라인에서만 감염자가 나왔던 지난달 27일 이전에는 세대를 수직으로 관통하는 배기구(에어덕트)가 감염경로로 의심되기도 했다. 에어로졸이 배기구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인접한 C라인 2세대에서도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감염경로가 모호해졌다. 방역당국은 엘리베이터·정화조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부·외부전문가 합동조사…주민 설문도

 외부 조사단은 외부전문가 4명, 구로구청, 서울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추천한 연구원 등으로 꾸려진다. 시설조사팀은 환기, 오·배수 설비 현황과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 조사하고 역학조사팀은 거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박유미 국장은 “옆 라인(C라인)에서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에 단순하게 지금까지 얘기됐던 경로가 아닌 경우를 걱정하고 있다”며 “평상시 엘리베이터 이용 빈도와 이용 시간대, 집안에서 접촉하는 사람들의 행태와 동선까지 (설문조사를 통해)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 조사의 경우 확진자가 발생한 1동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에도 민간 전문가, 관할 구청과 함께 1차 조사를 했지만 감염경로를 특정하지는 못했다. 
 
허정원 기자 hoe.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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