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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文, 비판 많이해 잘할거라 믿었는데…민주주의 흔들어"

중앙일보 2020.09.03 12:09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측면에서 잘하리라 믿었어요. 왜냐하면 야당 대표 때 여당 잘못을 계속 지적했기에 이를 되풀이하지 않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거로 봤거든요. 그런데 지금 그런 게 전혀 보이지 않아요.”

 
김종인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은 3일 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를 통해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가장 잘 하는 점과 못 하는 점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이날 간담회는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열렸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건 삼권 분립 자체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면서 “사법부 장악이나 또 검찰개혁을 한다면서 보이는 모습을 보면 개혁적으로 가고 있느냐. 내가 보기에는 민주주의 기반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언론마저 장악돼 권력층이 법 위에 서서 국민을 지배하고 있다”며 “대한민국과 정치에 이처럼 제1야당이 중요한 때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 대해선 구체적인 의제가 정해지지 않는 이상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당 개혁과 내년 재보선 후보, 대선후보 등 각종 현안과 관심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00일 동안 가장 잘한 게 뭔가.  
“당이 비교적 안정된 상황을 유지했다.”
 
독단적 리더십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당명, 정강·정책 변경 등에 있어 억지로 관철하려고 한 적은 없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문제에 대해 사과할 건가.  
“사법절차가 완료된 후 적절한 시점을 택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
 
극우 세력과는 선을 긋고 있나.  
“국민 모두를 아울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도 우리 당에  흡수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차기 주자에 대해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당내에서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하다”라면서도 “당 밖에 계신 분도 우리 당이 흡수해 결국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여건도 만들겠다”고 했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다소 민감하게 반응했다.  

 
“제가 취임 100일을 맞았는데 왜 안철수씨에 대한 질문이 많은지 이해가 안 간다. 그가 어떤 생각 갖고 정치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 홍정욱 전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에 대해선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환경에 처한 분들을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선별지급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해 “우리 당이 부자정당이라고 하는데 그 논리는 납득하질 못하겠다”며 “이 지사는 기본소득 개념에 푹 빠져서 전 국민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 모르지만, 국가정책은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고 경제 효과를 낼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선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니 수도를 옮기자는 식은 안 된다.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지난 8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지난 8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5월 27일 취임한 김 위원장은 당의 체질 개선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스팔트 우파 세력과 거리를 두면서, 기본소득 이슈를 공론화시켰다. 지지율도 한때 더불어민주당을 역전했다. 지난달 수해 때는 호남을 민주당보다 먼저 찾는가 하면, 최근엔 광주 5ㆍ18 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문을 읽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간담회 마무리 발언으로 “지난 100일은 변화와 혁신의 시동을 건 것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국민 속으로 파고들어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국민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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