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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깔려 기절, 테이프 붙이다 출혈사…부산 할퀸 마이삭

중앙일보 2020.09.03 09:13

유리창에 팔 베인 60대女 과다출혈로 사망 

태풍 마이삭(MAYSAK)이 북상한 3일 오전 2시쯤 부산 장산1터널 입구에 과속카메라등 단속장비를 지지하는 길이 40m의 철재구조물이 강풍에 쓰러져 장산로 양방면이 전면통제됐다. [사진 부산경찰청]

태풍 마이삭(MAYSAK)이 북상한 3일 오전 2시쯤 부산 장산1터널 입구에 과속카메라등 단속장비를 지지하는 길이 40m의 철재구조물이 강풍에 쓰러져 장산로 양방면이 전면통제됐다. [사진 부산경찰청]

태풍 '마이삭'이 관통한 부산에서는 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경상을 입는 인명 피해와 함께 곳곳에서 강한 비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강풍으로 부산 지역 36곳의 도로가 통제됐으며 4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부산, 인명피해 15건·안전사고 894건
60대 남성, 냉장고 깔려 기절하기도
곳곳 도로 통제…강풍에 차량 전도도

 3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태풍과 관련한 112 신고 접수건수는 1051건에 달했다. 유형별로는 인명피해가 15건, 교통통제 36건, 신호기 고장 106건, 안전사고 894건 등이다.  
 
 부산에서의 사망사고는 이날 오전 1시35분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60대 여성 A씨가 바람에 흔들리는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려다 갑자기 유리가 깨지면서 사망했다. 당시 A씨는 왼손목과 오른쪽 팔뚝이 베여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2시6분 과다출혈로 숨졌다. A씨는 이번 태풍으로 인한 전국 첫 사망자다.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0시쯤 부산 동천에 빠진 40대 여성을 소방대원이 구조하고 있다. [사진 부산소방본부]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는 가운데 3일 오전 0시쯤 부산 동천에 빠진 40대 여성을 소방대원이 구조하고 있다. [사진 부산소방본부]

곳곳서 도로통제…냉장고 깔렸다 구조되기도

 이날 오전 2시17분께는 부산 해운대 미포 선착장에서 50대 남성이 방파제에 들어갔다가 파도에 휩쓸려 왼쪽 다리가 부러지는 상처를 입었다. 비슷한 시각 해운대구 한 편의점 앞에서는 강풍에 흔들리는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붙잡던 60대 남성이 냉장고에 깔려 기절했다가 구조됐다.
 
 오전 0시쯤에는 부산 동구 도심 하천인 동천을 지나던 40대 여성이 소지품을 주우려다 동천에 빠졌다. 119 구조대원에게 구조된 이 여성은 경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깨진 유리창에 발을 다치는 등 경찰 추산 부상자는 14명으로 집계됐다.
  
태풍 마이삭이 몰고온 강풍으로 3일 오전 6시 30분쯤 부산 감천 삼성여고 부근 한 교회 첨탑이 부러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태풍 마이삭이 몰고온 강풍으로 3일 오전 6시 30분쯤 부산 감천 삼성여고 부근 한 교회 첨탑이 부러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4만가구 정전…오전 5시 3245가구만 복구 

 순간 최대 풍속 35.7㎧인 강풍이 불어 닥치면서 시설물 파손도 잇따랐다. 2일 오후 11시32분 남구 한 건물에서는 외벽이 붕괴해 주차된 차량이 파손됐다. 동래구 온천동 한 건물도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갔고, 강서구 한 건물은 외벽 철판이 떨어지기도 했다.  
 
 해운대구 장산로에서는 길이 40m의 철재 구조물이 도로 위로 쓰러져 도로가 전면 통제됐고, 동서고가로에 있는 높이 5m 구조물도 일부 파손됐다. 이날 태풍으로 동서고가로 등 부산 주요 도로 36곳이 통제됐으나 오전 6시 현재 21곳의 도로통제가 해제된 상태다.
 
 이날 사하구에서는 크레인 1개가 강풍에 파손됐다. 영도에서는 택배 배달 차량이 강풍에 견디지 못하고 전도되기도 했다. 오전 6시30분에는 감천 삼성여고 부근 한 교회 첨탑이 강풍에 부러졌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한 3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3호기와 4호기가 가동을 멈췄다. 이날 태풍으로 신고리 1호기와 2호기 등 원전 4기가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한 3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3호기와 4호기가 가동을 멈췄다. 이날 태풍으로 신고리 1호기와 2호기 등 원전 4기가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췄다. [연합뉴스]

고리원전 4기, 순차적 운영 중단 

 이날 태풍의 영향으로 고리원전 원자로 4기 운영도 중단됐다. 이날 0시59분 신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신고리 2호기, 고리 3호기, 고리 4호기가 순차적으로 멈췄다. 원자로 정지로 인해 외부에 방사선 영향은 없으며,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발전소 밖 전력계통 이상으로 추정하고 상세 원인을 점검 중이다.
 
 정전사고도 속출했다. 오전 5시 현재 부산 전체 4만4363가구가 정전된 가운데 13.6%(3245가구)만 복구된 상태다. 수돗물을 고지대에 끌어올리는 가압장 펌프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단수가 발생한 지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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