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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백신개발 불참? "트럼프가 기댄 美백신 절반 실패할 것"

중앙일보 2020.09.03 05:00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독자 행보를 이어갈 기세다.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선 구매해 ‘백신 싹쓸이’에 나서더니, 이번엔 전 세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서도 빠질 태세다. 미국 혼자 힘으로도 자국민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WP "미국, 코백스 프로젝트 불참하기로"
"美, 자력으로 백신 공급할 수 있다 자신"
자문그룹 "선구매 백신 7종 중 4종 실패할수도"
독자 행동하면 백신 안정적 확보 불투명

그러나 일부 보건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선 구매한 백신의 절반 이상은 개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전망을 했다. 이 경우 미국은 백신 확보가 불투명한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 170개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공급 프로젝트 '코백스'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WP가 보도했다. 코백스 프로젝트를 WHO가 주도한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전 세계 170개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공급 프로젝트 '코백스'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WP가 보도했다. 코백스 프로젝트를 WHO가 주도한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 불참"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전 세계 170개국이 참여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코백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감염병혁신연합(CEPI),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제조·배포 프로젝트다. 특정 국가의 백신 독점을 막아 세계가 공평하게 백신을 확보하고, 고위험군 환자에게 우선 투여하자는 의도다. 한국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WP에 따르면 미국은 WHO가 코백스를 주도한다는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다. 
지난 7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에 있는 후지필름의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원료약을 위탁 생산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모리스빌에 있는 후지필름의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회사는 코로나19 백신 원료약을 위탁 생산한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의 초기 대응 문제를 적극적으로 거론하지 않고 중국 친화적으로 행동했다면서 각을 세우다 지난 7월 WHO 공식 탈퇴를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주드 디어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은 이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해 세계 파트너들과 노력은 계속하겠지만, 부패한 WHO와 중국의 영향을 받는 다자기구의 제약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백신 7억개 선점

이를 두고 일각에선 미국이 WHO에 대한 불신을 핑계로 코백스에 불참한 뒤 백신을 선점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미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을 통해 제약사의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공급 물량을 확보했다.
 
미국 바이오기업인 모더나와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에 25억 달러(약 3조원),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에 21억 달러(2조5000억원)를 지원하는 등 백신 개발에 무려 8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투자하고, 백신 선구매를 체결한 바이오그룹 모더나(좌)와 존슨앤드존슨.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투자하고, 백신 선구매를 체결한 바이오그룹 모더나(좌)와 존슨앤드존슨.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함께 제약사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미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미국이 이런 방식으로 입도선매한 백신만 7억 회분이다.
 
이들 제약사는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백신 개발 최종 관문인 3상 임상시험 중이다. 미 보건 당국자들은 이르면 올해 말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백신이 최소 1종 이상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지원한 백신 7종 중 4종은 실패할 것”  

그러나 백신 개발에 대한 과학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미국의 계획대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실제 이날 미 보건당국 자문 그룹인 전미과학·공학·의학한림원(NASEM)은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백신 중 절반 이상은 실패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NASEM은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가 3상 임상시험 지원에 나선 백신 7종 가운데 4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보건당국 자문그룹인 NASEM은 미 정부가 지원한 백신 7종 중 4종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백신 개발에서 독자적으로 행동하면 백신의 안정적 확보가 불투명해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보건당국 자문그룹인 NASEM은 미 정부가 지원한 백신 7종 중 4종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백신 개발에서 독자적으로 행동하면 백신의 안정적 확보가 불투명해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연합뉴스]

 
또 최근 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변종 가능성도 있는 만큼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 해도 그 효능을 장담할 수 없다고도 했다. NASEM은 백신은 개발 과정에서 좌초될 가능성이 높은데 미국 정부는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패하면 최악…미국, 백신 확보 불투명 

보건 전문가들도 최악의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계약한 제약사의 백신 개발이 실패할 경우 미국은 백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법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세계보건법 전문가인 로런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은 ‘혼자 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은 엄청난 도박”이라고 경고했다. 다트머스 가이젤의과대학의 켄들 호이트 조교수도 “코백스 불참은 보험 가입을 철회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위기관리 차원에서 볼 때 근시안적인 해결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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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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