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로나 현장 의사 가장 많은데…文 "헌신 의료진 대부분 간호사"

중앙일보 2020.09.02 15:34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 간호사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의사들이 떠난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는 간호사들을 위로하며 헌신과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며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의사보다는 간호사들이 'K-방역'의 주역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통계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다소 다르다. 코로나19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산했던 지난 6월 1일까지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누적 '의료인력지원 현황'을 보면, 총원 3819명 가운데 의사(1790명)가 가장 많았다. 이후 간호사·간호조무사(1563명), 임상병리사 등 기타인력(466명) 순이었다. 현장 근무를 자처한 의료인 가운데 의사 비중이 가장 높았다는 의미다.
 
다만 대구·경북 지역으로 한정하면 간호사 비중이 다소 높았다. 복지부 통계를 보면 6월 1일까지 대구에서 현장 진료를 자처한 의료인은 간호사·간호조무사(1184명)가 가장 많았지만, 의사(966명)도 적지 않았다. 경북에서도 간호사·간호조무사 260명이 현장 진료를 자원했지만, 의사들 역시 237명이 자발적 진료에 나섰다.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헌신한 의료진'이라는 단 세마디 마저 분열의 언어로 가른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여당이 파업 중인 의사들과 정치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앞장서 편가르기에 나섰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김은혜 국민의힘(구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에서 "간호사들에게 의사를 향한 대리전을 명한 것이냐"며 "의사와 간호사를 편가르기하고 나면, 그다음에는 누구를 적으로 돌릴 셈이냐"고 반문했다.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두 눈을 의심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의사와 간호사는 원팀이다. 그런데 코로나 비상시기에 대통령이 의사와 간호사 사이를 이간질하고 싸움 붙이는 글을 게시했다”며 “대통령이라면 절대 해선 안 될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발 지지자들만 보지 말고 국민 전체를 보라. 지지자들만 보고 국민갈등 조장하는 삼류대통령이 되지 말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 [페이스북 캡처]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