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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초 '채무증가율 0.35% 제한법' 냈던 與 "지금은…"

중앙일보 2020.09.02 13:05
556조원에 이르는 ‘초(超)수퍼’ 예산안을 편성한 현 정부·여당은 집권 초기 국가채무 증가에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실에서 2021년 예산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실에서 2021년 예산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정부 출범 초였던 2017년 10월 당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었던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회계연도의 국채 발행 및 차입금 규모가 해당 회계연도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35% 이하로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정성호·금태섭·김병욱·김영호·김정우·박주민·신창현·유동수·조승래 등 9명의 민주당 의원이 서명했다.
 
이에 앞서 야당 시절이었던 2016년 12월에는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신규 국가채무를 전년도 GDP의 0.35%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제출했다. 백 전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과 대동소이한 이 법안에는 38명의 의원(민주당 35명, 국민의당·정의당·무소속 각 1명)이 서명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채무비율은 이러한 법안 추진이 무색할 만큼 크게 증가해 왔다. 전년도 대비 예산안이 3.6% 증가한 2018년도의 경우 GDP 대비 국가채무는 0.1%포인트 줄었다. 그러나 2019년도(전년도 대비 예산안 7.1% 증가)엔 2.2%포인트, 2020년도엔(전년도 대비 예산안 9.5% 증가) 1.7%포인트 늘었다. 2010~2017년도 예산안 기준 국가채무 증가율 평균은 0.9%포인트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김병욱, 김영호 의원(왼쪽부터). [뉴스1]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김병욱, 김영호 의원(왼쪽부터). [뉴스1]

국가 재정건전성을 대하는 태도가 정권교체를 전후한 시기와 180도 달라졌다는 지적에 당시 백재현 의원안에 서명했던 의원들은 그때와 상황이 달라진 경제 여건을 들었다.
 
현 국회 예결위원장인 정성호 의원은 “당시 급격한 국가채무 확대를 막기 위해 재정준칙을 마련하자는 얘기가 당에서 나왔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재정건전성은 중요한 가치이지만, 그게 유지되려면 돈의 건강한 순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코로나19 비상 시국에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망가질 수 있다”며 “재정이 역할을 해야 하는 특수하고 비상한 상황이다. 채무 걱정은 있지만, 지금 안 하면 더 악화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욱 의원은 “저성장, 저금리의 뉴노멀 시대에선 국가재정의 역할을 활성화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며 “2018년 이후 경제위기와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재정수요가 더 급속히 늘어난 측면이 있다.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늘 재정건전성은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 김영호 의원은 “좀 더 채무를 낼 수 있다고 보지만, 지금부터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재정건전성이 좋다고들 하지만, 이젠 재난지원금 선별적 지급까지 검토할 정도로 신중해야 할 시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전날 국가재정운용계획안을 통해 2024년 국가채무 비율이 58.3%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한 정부는 이달 중 국가채무나 재정적자 관리를 위한 재정준칙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준호·김홍범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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