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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매미' 경로로 오는 태풍 '마이삭'…부산·경남 초긴장

중앙일보 2020.09.02 11:48
 2일 제주가 북상하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 접어든 가운데 이날 오전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앞바다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제주가 북상하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 접어든 가운데 이날 오전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앞바다에 강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부산과 경남지역이 초긴장 상태다. 중심기압 940hPa, 최대 풍속 시속 16㎞, 강풍 반경 370㎞ 규모의 매우 강한 태풍인 마이삭이 부산·경남지역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해서다. 특히 마이삭은 2003년 부산·경남 등에 큰 피해를 준 ‘매미’와 이동 경로가 흡사해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태풍 마이삭 2일 오후부터 부산경남 영향
지난 2003년 태풍 매미와 이동 경로 유사
수해 본 하동 화개장터 등 초긴장 상태
매미 때 피해 본 남해안 양식장과 창원도 긴장

2일 부산시와 경남도에 따르면 부산은 이날 오후부터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100~300㎜의 비(많은 곳은 400㎜ 이상)와 강한 바람, 해수면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저지대 침수, 월파(越波)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시는 장마 기간 피해가 있었던 산사태지와 급경사지에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 구·군과 관계기관에 각별히 주의하도록 지시했다. 또 태풍예비특보가 발표된 1일 오전 11시부터 풍수해 현장 조치행동 매뉴얼에 따라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 읍·면·동 지역담당관 재해취약지역 현장점검, 재난안전문자 및 태풍예비특보 시민행동요령 전파 등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1일 오후 2시 행정안전부와 합동으로 재해예방 사업장을 방문해 점검했다. 이어 오후 5시부터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 대책회의와 연계해 제9호 태풍 대비 상황판단 및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변 권한대행은 이 회의에서 “태풍 마이삭은 2003년 태풍 매미 못지않게 강력할 것으로 예상해 완벽대비가 필요하다”며 “침수, 산사태, 강풍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비상근무 체계 유지와 피해 발생 시 인명구조를 최우선으로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1일 부산항 5부두에 선박들이 미리 대피해 있다.송봉근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1일 부산항 5부두에 선박들이 미리 대피해 있다.송봉근 기자

2003년 9월 태풍 매미 때 신감만 부두와 자성대 부두의 안벽 크레인 11기가 줄줄이 붕괴하거나 궤도를 이탈하면서 상당 기간 하역에 차질을 빚은 적이 있어 항만도 비상이다. 항만 당국은 신항과 북항 컨테이너 부두에 접안한 선박들은 2일 오전 6시까지, 부산∼일본 항로 국제여객선을 포함한 나머지 선박들은 1일 오후 6시까지 피항을 완료하도록 했다.
 
고층 건물과 해안 방파제가 있는 해운대도 태풍 영향에 초긴장 상태다. 해운대의 가장 큰 고층 건물인 101층 규모의 엘시티는 사실상 처음 강한 태풍과 맞닥뜨리는 게 돼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해운대 구청은 엘시티를 비롯해 월파가 예상되는 마린시티 주변 태풍 피해 예방에 총력 대응 체제를 갖추고 있다.
 
경남도도 2일 오후 1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에 돌입한다. 비상 2단계는 전 직원의 3분의 1이 비상근무를 하는 형태다. 지난달 28일부터 태풍 대비 상황근무 중인 경남도는 1일에 간부공무원이 시·군에 직접 나가 태풍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1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일대 배수펌프장과 의창구 수협 수산물위판장을 둘러봤다. 지방 어항 67개소 안전점검과 출입통제, 산사태와 급경사지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 699개소에 대해 안전조치도 했다. 특히 강풍에 대비해 타워크레인 90개소와 옥외광고물 정비, 어선 1만4000여척 대피, 양식시설 1만1885㏊ 결박 또는 보강 조치를 했다. 둔치 주차장 10개소는 폐쇄하고 지하차도 21개소 등에 대한 배수시설을 점검했다.
 
경남은 2일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해 3일 정오까지 100∼300㎜에 달하는 물폭탄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최대순간풍속은 30∼50m/s로 매우 강해 야외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등 시설물 파손과 강풍에 날리는 파손물에 의한 2차 피해, 낙과 등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해안가나 높은 산지에 설치된 규모가 큰 다리와 도서 지역은 바람이 더 강하게 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경남도 설명이다. 남해 전 해상에도 풍랑주의보가 발표돼 8∼12m에 달하는 매우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예보됐다.  
태풍 마이삭 예상 경로. 중앙포토

태풍 마이삭 예상 경로. 중앙포토

 
특히 지난 집중호우 당시 침수 피해를 본 경남 하동 화개장터와 합천 황강 하류 지역, 태풍 매미 때 큰 피해를 본 통영·거제·고성·남해군 앞바다의 가두리 양식장, 매미 때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창원시 마산합포구 등도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김경수 지사는 “경남지역은 태풍이 심야에 지나가기는 하지만 도민들께서 최대한 외출을 자제해야 하고, 배수로 점검 등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태풍에 대처하지 말고 119를 통해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며 “시·군 단위에서도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현장 점검을 강화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부산·경남=황선윤·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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