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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아들 머리 밀쳐 숨지게 하고 "젤리 때문에" 변명한 계부…징역 12년

중앙일보 2020.09.02 05:49
아동학대 일러스트. 중앙포토

아동학대 일러스트. 중앙포토

5살짜리 의붓아들의 머리를 강하게 밀쳐 숨지게 했으나 ‘입 안에 있던 젤리 때문’이라고 변명한 4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1부(박주영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40)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법원은 A씨에게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5살 의붓아들 머리 강하게 밀쳐…대리석에 부딪혀 사망

의붓아버지 A씨는 2017년 11월 B군의 친모와 재혼한 뒤 지난해 12월 말부터 외가에서 살던 B군을 데려와 양육해왔다. 
 
A씨는 지난 2월 23일 오후 7시 45분쯤 자신의 집 거실에서 의붓아들 B군(5)의 머리를 세게 밀쳤다. B군은 대리석으로 된 바닥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쳐 뇌에 큰 충격을 받았다.  
 
즉시 병원으로 옮겨진 B군은 닷새 만인 지난 28일 오후 4시 25분쯤 끝내 숨졌다. 5살 아동에 불과했던 B군은 A씨에게로 간 지 3달도 되지 않아 죽음을 맞았다.
 
A씨는 B군이 버릇없이 행동하거나 말대꾸를 하고 비웃는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훈육하는 과정에서 화가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입 안 젤리 때문에"…검찰 조사서 황당 주장

A씨는 재판에서 “아들 머리를 세게 밀친 사실이 없다”면서 “사건 당시 아들 입안에서 젤리를 꺼냈는데 아들이 젤리로 기도가 폐쇄돼 의식을 잃고 쓰러졌거나, 사건 발생 전에 놀이터에서 놀다가 머리를 부딪치는 등 다른 원인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 입에서 젤리가 발견된 사실과 질식 가능성을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가 검찰 조사 단계에서 처음으로 젤리 이야기를 꺼냈다"며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됐고 구속까지 된 피고인이 경찰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를 진찰한 의사, 부검의 등도 모두 머리에 가해진 훨씬 큰 외력에 의한 충격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공통으로 진술하고 있다"면서 "젤리에 의한 기도 폐쇄로 넘어졌을 가능성은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방어능력 없는 5세 아동에 대한 범행인 점, 5살 아동의 뇌가 한쪽으로 쏠릴 정도의 심한 폭행을 가한 점,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범행 사실을 부인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죄책에 상응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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