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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비전포럼] “홍콩 금융자산 유치 노력해야…한국인 구금 대비도”

중앙일보 2020.09.02 00:23 종합 22면 지면보기

중국의 전략과 대응 연속 진단〈6〉

지난달 11일 홍콩 시민들이 반중 성향의 일간지 애플데일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전날 홍콩 보안법 저촉 혐의로 체포된 지미라이 사주를 지지하는 시민의 성원으로 평소 7만여부 팔리던 신문이 이날 55만부 판매됐다. [AP=연합뉴스]

지난달 11일 홍콩 시민들이 반중 성향의 일간지 애플데일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전날 홍콩 보안법 저촉 혐의로 체포된 지미라이 사주를 지지하는 시민의 성원으로 평소 7만여부 팔리던 신문이 이날 55만부 판매됐다. [AP=연합뉴스]

“오늘은 홍콩, 내일은 대만, 모레는 동아시아.”
 

홍콩 보안법과 글로벌 파장
송환·보안법으로 홍콩 시민 각성
중간파 줄고 민주파 10% 늘어
지난해 일본인 교수 한 달여 억류
취약한 한국 경제 세심한 대비를
홍콩 중심 ‘아시아판 리브라’ 논의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시행되자 대만에서 나온 우려다. 홍콩 문제를 다룬 ‘한중 비전 포럼’ 6차 모임이 지난달 31일 열렸다. 장정아 인천대 교수는 발제에서 “정치적으로 각성한 홍콩인들이 새로운 홍콩을 만들고 있다”고 홍콩 분위기를 전했다. 홍콩 엑소더스를 유치하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포럼은 발제자 등 일부만 모이고,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다음은 주요 발언록. 전문은 인터넷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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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아 인천대 중국학과 교수 발제 요지=송환법과 보안법 이전과 이후의 홍콩은 달라질 것이다. 그 차이는 송환법·보안법 자체가 아니다. 두 법에 반대하며 홍콩인들이 구조적 문제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홍콩을 중국과 동질화시키려는 움직임은 성공할까. 전방위적 통제가 교육·언론부터 시작됐다. 통합은 가속화될 것이다. 단 정치적 세례를 받은 홍콩인이 달라진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홍콩인을 만들어낼 것인지는 남은 과제다.
 
홍콩인 내부의 분화도 주목된다. 중간파가 줄었다. 40% 남짓으로 추산되는 중간파가 민주파 또는 친정부파로 옮겨갔다. 그러면서 민주파와 친정부파의 충돌이 거칠어졌다.
 
‘반중(反中)=친미’ 구도의 극복 여부도 주목된다. 홍콩에서 이 구도를 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과 중국의 ‘장기판’을 넘어 시민사회의 연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중국 본토인에 대한 공감도 커졌다.
 
홍콩 보안법은 외국인도 대상이다. 범죄의 행위나 결과 중 하나가 홍콩 내에서 발생하면 홍콩 내에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간주한다(36조). 홍콩 영구주민이 아닌 자가 홍콩 외 지역에서 홍콩을 겨냥해 저지른 범죄도 보안법 적용을 받는다(38조).
 
국회 격인 입법회 선거도 1년 연기됐다. 홍콩에서는 악법 통과를 막으려면 민주파가 의회에 남아야 한다는 주장과 연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퇴 주장이 엇갈린다.
 
코로나로 QR 건강코드 문제도 부각됐다. 시민 사회에서 DNA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어떤 통제로 돌아올지 모른다며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새로운 이민의 파장도 주목된다. 올 상반기 3000명이 대만으로 이주했다. 최근 대만으로 선박 망명 시도가 좌절됐다. 이렇게 새롭게 이민을 가는 사람들은 홍콩의 자유·민주화에 역할을 하겠다는 움직임이 강하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 발제 요지=국제 금융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경제적 손실에도 힘을 과시해 홍콩을 중국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 G2 갈등이 헤게모니 다툼에 있는 만큼 홍콩문제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반면 홍콩은 환율 안정과 외환 거래의 안정성, 낮은 세율, 중국과 최혜국 대우 등 경쟁력이 강하다. 미국의 제재로 단기간에 와해하지 않을 것이다. 단 외국인의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인력과 자본이 이탈할 가능성은 크다.
 
홍콩의 해외 투자은행(IB)은 투트랙 대응에 나섰다.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하면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거점을 준비 중이다.
 
홍콩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년 전 27%에서 현재 3% 미만으로 낮아졌다. 홍콩 경제 약화가 중국에 경제 위기를 불러오지는 않지만 경제 불안을 가져올 수는 있다.
 
한국은 기회와 위기 요인이 공존한다. 최근 중국 관료들이 한국 경제 부처와 만나려는 전화가 이어진다. 외국인은 홍콩 불안→중국 불안→한국 내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지는 공식이 있다. 취약성에 주의해야 한다.
 
한중비전포럼이 31일 오전 ‘홍콩 국가보안법과 글로벌 파장’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 장정아 인천대 교수,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신정승 동서대 석좌교수. 장진영 기자

한중비전포럼이 31일 오전 ‘홍콩 국가보안법과 글로벌 파장’을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됐다. 왼쪽부터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 장정아 인천대 교수,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신정승 동서대 석좌교수. 장진영 기자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일본은 홍콩 사태를 계기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시진핑 국빈 방일에 제동이 걸렸다. 경제적으로 찬스라는 분위기도 있다. 국제 금융 허브가 도쿄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규제 완화가 연일 매스컴에 보도된다.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우리가 알던 국제 금융 중심지 홍콩은 사라졌다. 홍콩은 1980년대 외자 조달 기능을 했지만 지금은 중국에 투자하고 중국 주식을 구매하는 업무로 축소됐다. 홍콩·중국 민주화 기대 역시 중국의 현 정치를 볼 때 쉽지 않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미국 민주당은 당론에서 홍콩을 인권·민주화의 문제로 보며 한 문단을 할애했다. 한국은 명분 안에 실익이 있고 실익 안에 명분이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미국이 주창하고 있는 ‘경제 번영 네트워크(EPN)’ 명분 안에 들어가야지 한국도 실익을 바랄 수 있다. 시 주석 방한은 경제적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한국에서 심각한 반중 감정을 고려해야 한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중국은 홍콩에 대해 ‘서방이 중국 체제에 도전할 수 있는 전진기지’라고 믿고 있다. 갈등을 불사하더라도 근원을 차단하려는 의지가 대단하다.
 
외국인을 강제할 법을 만들었다는 점은 우려된다. 미국도 국내법을 해외로 적용하는 확대 관할법(long-arm jurisdiction) 체계가 있다. 이를 비판하던 중국도 그러기 시작했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많은 금융 자산이 홍콩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일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30여명의 특별 대표단을 홍콩으로 보냈다. 한국은 정부 노력이 부족하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은 최근 홍콩의 금융허브로서의 기능을 100% 신뢰한다고 했다. 한국도 명분을 내세울 때 내세우지만, 실리를 취하는 노력을 민간과 공공 부분에서 소홀히 하면 안된다.
 
대만 문제가 남북문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만 문제에 미국이 강하게 나오면 북한에 대한 중국의 그립이 더 강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진호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홍콩에는 60년대부터 미국이 정보기관을 많이 만들었다. 홍콩의 피닉스TV는 중국 통일전선부에서 대만 통일을 목적으로 만들었다. 홍콩에는 대만계 대학도 있다. 연구기관이나 방송사까지도 통일전선에 이용됐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으로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취하는 투트랙과 정부와 기업 사이에 역할을 분담하는 민관협업이 필요하다. 기본은 유연성이다.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홍콩 보안법에는 집행의 주체 문제가 있다. 지미라이 애플데일리 사주가 실제 기소된다면 집행 주체가 홍콩당국이 될지 중국이 될지 명확지 않다. 법 적용의 객체도 문제다. 지난해에 일본 홋카이도 대학의 교수가 베이징 호텔에서 억류됐다. 일본의 학계·언론·정부가 움직여 한 달 만에 풀려났다. 과연 한국 학자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막후 채널로 해결할 수 있을까.
 
지금 대만에서는 “오늘은 홍콩, 내일은 대만, 모레는 동아시아”라고 말한다. 중국 입장에 홍콩은 주권 이슈, 대만은 준주권 이슈이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복잡한 국제법에 얽힌 문제다.
 
▶백영서 연세대 명예교수=홍콩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한국민에게 식민지를 겪은 공통점을 얘기한다. 중국은 ‘대일통(大一統)’이라며 제국주의에 빼앗긴 영토를 다시 가지고 와야 한다고 한다. 홍콩 문제는 자유·인권만으로는 해석이 어렵다. 최근 국민국가의 주권 개념만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중국에서는 ‘하나의 국민국가이자 제국’이라는 담론이 유행이다. ‘문명형 국가’란 개념이 그 하나다. 이런 담론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홍콩 문제를 다루기 어렵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중국의 눈 밖에 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약소국가는 앞으로 계속 어려울 거다. 미국과 함께할 용기나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선택을 강조하는 뉘앙스다.
 
지금 중국의 핵심 이익은 대화와 협상이 불가능한 일종의 존재론적인 안보와 같다. 홍콩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도록 중국과 수면 아래에서 충분한 소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박기순 전 중국 삼성경제연구소 소장=디지털 커런시(전자화폐) 문제가 중요하다. 달러의 기축통화로써 역할이 감소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 5월 양회에서 천더밍 홍콩금융관리국 전 총재 등이 ‘아시아판 리브라’를 주장했다. 이 경우 미 달러의 기능이 약화할 것이다. 한국도 디지털 커런시에 대비해야 한다.
 
▶신정승 동서대 석좌교수=한국은 자유민주체제이기 때문에 민간에서 홍콩을 지지하는 목소리는 자연스럽다. 단 정부의 공식 대응은 신중해야 한다.  
 
◆한중비전포럼
한·중 관계의 미래 좌표와 비전을 찾기 위해 전문가 18명이 결성한 포럼.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신정승 전 주중대사가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정리=신경진 중국연구소장·사공관숙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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