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CTV 유명 앵커 구금에...호주 "구금 이유, 우리도 모른다"

중앙일보 2020.09.01 23:29
호주 정부가 보름 전 베이징에 구금된 중국계 호주인이자 중국 관영 매체 유명 앵커인 청 레이(49)의 구금 이유를 통보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이먼 버밍험 호주 통상투자관광부 장관. EPA=연합뉴스

사이먼 버밍험 호주 통상투자관광부 장관. EPA=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사이먼 버밍험 호주 통상투자관광부 장관은 ABC 라디오에 출연해 호주 당국은 청이 구금된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버밍험 장관은 “청 레이는 호주인으로, 중국에서 꽤 오랜 기간 일해온 언론인이다”라며 “청의 가족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우리는 어느 호주인에 대해서도 그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듯 그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지난달 14일 중국 정부로부터 청이 베이징에 구금돼 있다는 통지를 받았으며, 같은 달 27일 당국자들이 구금 시설에 있는 청을 화상으로 면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 베이징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계 호주인 출신 CGTN 유명 뉴스 앵커 청 레이(49). AFP=연합뉴스

지난달 14일 베이징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계 호주인 출신 CGTN 유명 뉴스 앵커 청 레이(49). AFP=연합뉴스

 
청은 2012년부터 중국 관영 CCTV 영어방송 채널 CGTN에 합류했다. 현재 CGTN 홈페이지에서 청의 기사와 동영상은 검색은 되지만 내용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청의 지인들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청의 동영상이 보름 전쯤 삭제됐다고 말했다. 청이 베이징에서 구금된 것과 비슷한 시기다. 이들은 이후 청과 연락이 두절됐으며, 청이 무엇 때문에 구금됐는지 역시 알지 못한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청의 구금 이유에 대한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이 청 레이의 국적이나 최근 중국-호주 간의 외교 갈등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중국-호주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양자 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 AP통신=연합뉴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 AP통신=연합뉴스

 
페인 장관은 이날 오후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호주 정부가 청의 구금 이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의 지인 중 한 명인 제프 라비 전 주중 호주대사는 청이 중국에서 주로 경제와 비즈니스 분야를 다뤄왔으며, 이는 중국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언론 활동을 이유로 구금됐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라비 전 대사는 “청은 중국 매체에 대해 어느 정도 냉소적인 시각을 보였지만, 외신이 중국을 잘못 묘사하거나 틀린 정보를 보도한 경우에도 강하게 비판해 왔다”고 말했다.
 
국제 언론감시 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성명을 발표해 중국 정부가 청을 구금한 이유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스티븐 버틀러 CPJ 아시아 지부 책임자는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론인을 감옥에 보낸 나라다. 중국 정부는 청의 언론 활동이 구금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확실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