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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보다 싼 태양광 발전' 걸림돌은 저유가·전기요금 인상

중앙일보 2020.09.01 18:00
지난 6월 27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 일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남궁민 기자

지난 6월 27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 일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남궁민 기자

'화석연료보다 저렴한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녹색성장을 꿈꾸는 각국 정부·기업의 목표다. 신재생에너지는 과연 경제성이란 벽을 넘어 화석연료보다 저렴한 에너지원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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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신재생에너지 경제성 논란

 
각종 발전방식의 경제성을 따지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균등화 발전비용'(LCOE·Levelized Cost of Energy Analysis)가 꼽힌다. LCOE는 발전을 위한 건설비와 연료비·운영비뿐 아니라 사회적 갈등과 환경오염, 안전비용 등 '사회적 비용'까지 모두 포함해 발전량으로 나눈 수치다. 

태양광 발전 비용, 2010년 이후 82%↓ 

발전원별 세계 가중평균 균등화발전비용 추이 및 전망. 왼쪽부터 태양광, 태양열, 육상풍력, 해상풍력. 짙은 회색은 석탄 화력발전 비용을 나타냄. [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발전원별 세계 가중평균 균등화발전비용 추이 및 전망. 왼쪽부터 태양광, 태양열, 육상풍력, 해상풍력. 짙은 회색은 석탄 화력발전 비용을 나타냄. [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신재생에너지의 LCOE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160개국이 가입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최근 10년(2010년~2019년) 동안 전 세계 태양광 발전의 LCOE는 82% 줄었다. 
 
태양광 발전 비용의 감소는 주로 모듈 가격의 하락 덕분이다. 태양광 설비 건설 비용의 약 30~40%는 모듈 구매에 쓰인다. IRENA에 따르면 모듈 가격은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90%나 떨어졌다. 투자가 이어지고 생산량이 늘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의 다른 축인 풍력발전 비용도 하락하고 있다. IRENA에 따르면 2019년 육상 풍력과 해상풍력의 LCOE는 10년 전인 2010년보다 각각 39%, 29% 줄었다. 
 

석탄보다 싼 신재생 등장…변수는 '저유가'

미국 뉴저지주의 저지시티에 설치된 대규모 태양광 패널. [EPA=연합뉴스]

미국 뉴저지주의 저지시티에 설치된 대규모 태양광 패널. [EPA=연합뉴스]

 
신재생에너지의 LCOE가 석탄 발전보다 나은 경우도 생기고 있다. IRENA에 따르면 지난해 도입한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절반 이상이 고효율 석탄 화력발전보다 LCOE가 낮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추세엔 변수는 있다. 유가 등 화석연료 가격 동향이다. 석유·석탄·가스가 저렴해지면, 비교 대상인 신재생에너지의 매력은 그만큼 줄어든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맴돌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더뎌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 정부 "2030년 국내 신재생 20% 달성"

지난해 10월 10일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충북 충주호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발전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10일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이 충북 충주호에 설치된 수상태양광 발전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3년 전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까지 높인다'는 내용의 '재생에너지 3020 전략'을 발표했다. 실제 사정은 어떨까. 국책연구기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18년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원가 산정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국내 신재생에너지의 LCOE는 하락하고 원자력·화석연료 발전의 LCOE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가 화력발전 비용 상승을 전망한 이유는 환경오염과 탄소배출권 비용 때문이다. 보고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오염에 따른 비용이 늘고,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탄소배출권 가격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태양광과 원자력 발전의 2017, 2030년 LCOE 추정치. 중앙포토

2018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태양광과 원자력 발전의 2017, 2030년 LCOE 추정치. 중앙포토

 
다만 보고서는 원자력 발전(가동률 80% 기준)이 2030년에도 신재생에너지(100~3000kW급 표준지 태양광 기준)보다 저렴한 LCOE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전 기준 강화에 따른 건설비가 인상될 것으로 봤지만 사고 대비 비용 등은 동결된다고 가정했다.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반발 커질 수도

 
전기요금 고지서. 연합뉴스

전기요금 고지서. 연합뉴스

학계에선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개선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개선 속도엔 의견이 엇갈린다. 3월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신재생에너지의 LCOE가 원전보다 낮아지는 시점을 2040년 이후로 예상했다.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등을 통해 LCOE를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기요금 인상도 숙제다. 비경제적 요소를 포함한 LCOE가 낮아져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전기요금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발전비용이 비싼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고, 상황에 따라 시민들의 반발이 커질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회 토론회에서 정부의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미치는 전기요금 인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2030년 발전 비용은 2017년보다 전기요금은 14.4~29.2%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노 연구위원은 "전기 소비자의 부담과 직결되기 때문에 에너지전환 정책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면서 "전기요금 수준이나 전력믹스·전기요금의 영향 분석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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