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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재밌거든" 논란책 회수했다고···여가부 때린 민주당

중앙일보 2020.09.01 17:55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0901 뉴스1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0901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1일 아동 성교육 도서 ‘나다움 어린이책’을 일부 초등학교에 배포했다 선정성 등 비판이 제기되자 급히 회수한 여성가족부의 대응을 질타했다.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사회적 공론에 적극적으로 귀를 열겠다”면서도 여가부의 판단은 내놓지 않은 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극우 매체, 종교 관련 매체 등이 이번 지적을 주도했다”며 “그런 극우 성향 매체에서 지적하면 정부 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꾸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단체에서도 사업을 지속하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확신도 없이 문제제기가 나온다고 무작정 정책을 철회하는가. 이러니 여가부를 없애자는 청원이 올라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여가부의 도서 회수조치와 성교육 철학 부재 등을 지적했다. 같은 당 권인숙 의원은 “대부분 서구 국가에서도 정확한 성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성교육을 하자는 공감대가 크다”며 “해당 도서를 회수한 것은 그러한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정부 정책이라기보다는 사회적기업 협력사업”이라며 “학부모단체와 만났는데 해당 학부모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이 돼서 여가부 직원이 능동 감시가 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학부모들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하고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도 “‘손 잡고 자면 아기가 생긴다’는 말을 2020년을 사는 아이들에게 할 수 없다”며 “여가부가 직접 판단을 내릴 수 없어도 성교육 책이 어때야 한다는 정의와 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삽화가 민망하다고 초등학교 성교육도서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합리적이라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같은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 이 장관은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회수 취소할 생각은?…“코로나로 갈등 유발” 동문서답 

‘회수 조치를 취소할 생각이 없냐’는 이어진 질문에는 “코로나19로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부분을 또 다른 갈등으로 유발하는 것 같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아울러 “책 내용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좀 더 사회적 공론이 필요하다 생각하는데, 어디까지나 출판사에서 이미 출판한 것에 대한 사후 인증이지, 우리가 콘텐트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마저 “이러니 여가부 폐지론이 나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문제가 된 책은 덴마크의 성교육 도서인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로, 국내 출간됐으나 일부 학부모와 개신교 단체 등의 반발로 회수조치된 바 있다.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1972년 문화부 아동도서상에 올랐으며, 아동 성교육 효과를 인정 받아 전 세계 번역 출판됐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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