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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참겠다" 유럽 '노 마스크' 시위, 그 뒤엔 자유 외침

중앙일보 2020.09.01 17:10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노 마스크 시위'. 현지 경찰 추산 3만 8000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운집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노 마스크 시위'. 현지 경찰 추산 3만 8000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운집했다. [EPA=연합뉴스]

 
또한번 유럽이 심상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팬데믹 진입 시기인 3~4월 수준으로 확산세가 심한 곳도 있다.

프랑스·스페인·독일, 확산세 심각 '2차 파동'
"자유 달라" 유럽 곳곳서 지난 주말 '노마스크' 시위
"프랑스 젊은층 연말까지 수만명 실직할 듯"
마크롱 "경제 봉쇄 안하려 할 수 있는 것 다한다"

 
하루 확진자가 가장 많은 곳은 프랑스다. 1일(그리니치 표준시·GMT) 오전 2시 기준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24시간 동안 308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프랑스는 지난달 27일엔 하루 7000명이 넘는 신규 감염자가 나오기도 했다. 프랑스의 최근 일일 확진자 그래프는 지난 3~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픽 참조)  
 
1일(현지시간) 월드오미터가 공개한 프랑스 일일 확진자 수 그래프. 지난 달 28일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 3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섰다. [월드오미터]

1일(현지시간) 월드오미터가 공개한 프랑스 일일 확진자 수 그래프. 지난 달 28일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 3월 31일 이후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섰다. [월드오미터]

 
스페인도 이날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신규 확진자 2489명을 기록했다. 누계 확진자 수는 46만여명으로, 러시아를 제외하고 유럽에서 제일 많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페인의 '일주일 확진자' 통계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한주간 스페인의 신규 확진자 수는 5만3000명을 넘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간 스페인의 확산 속도는 프랑스의 2배, 이탈리아와 영국의 8배, 독일의 10배다. 독일과 영국도 이날 기준 하루 확진자 1000명 이상으로 유럽의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다.
 

시위대 "자유 억압, 더는 못 참겠다"

게다가 지난 주말 독일과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노 마스크' 시위가 열렸다. 특히 대규모 인파가 운집한 독일의 경우 확산세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노 마스크 시위'. 현지 경찰 추산 3만 8000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운집했다. 독일 정부는 시위의 배후에 극우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노 마스크 시위'. 현지 경찰 추산 3만 8000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운집했다. 독일 정부는 시위의 배후에 극우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EPA=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의 경우 현지 경찰 추산 3만 8000명이 정부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 시위를 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시위에 참석한 한 여성은 "처음에는 정부의 지침대로 봉쇄 정책에 따랐는데 어차피 죽을 사람은 죽는다, 경제적으로도 힘들어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시위는 단순히 마스크를 거부하는 차원을 넘어서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다만 독일 정부는 이날 시위에 대해 '극우 단체가 배경에 있다'며 300명 이상을 체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프랑스 뉴스 코넥시옹(Connexion)에 따르면 29일 파리에서 열린 노마스크' 시위에서 발언한 소피라는 이름의 여성은 "나는 선택의 자유를 원한다"고 외쳤다. 그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싶어하지 않지만, 벌금형을 두려워해서 착용하는 것"이라며 "의료적 정당성이 없는 강제적 조치에 분노한다"고 발언했다. 영국 런던에서도 1만명 이상의 시위대가 모였다. 이들은 "처음 6개월은 재앙이었다. 하지만 더이상 "이것(봉쇄정책)은 허용될 수 없다"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자유'를 외쳤다.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매월 주요국에서 집계하는 마스크 착용률을 보면 지난 8일 기준 싱가포르·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마스크 착용률은 90%에 육박하는 데 비해 독일 65%, 영국 75% 등으로 집계됐다. 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핀란드 등 국가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는 북유럽 4개국은 마스크 착용률이 10%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젊은이들 더 쉽게 해고돼…실업문제 심각"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위. 시위대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정부의 간섭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였다.[AFP=연합뉴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위. 시위대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정부의 간섭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였다.[AFP=연합뉴스]

유럽 주요국들의 재확산세는 빠른 경제 재개와 상대적으로 낮은 마스크 착용률, 젊은이들의 느슨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강도높은 봉쇄 정책에 돌입했던 유럽은 지난 6월쯤 대게 봉쇄 정책을 풀고 경제 재개에 나섰다. 그 즈음 바이러스 확산세도 잦아들었고 높은 실업률 등 경제 문제도 심각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코로나19가 젊은층의 일자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 젊은이들은 일반적으로 고령 노동자에 비해 계약직이 많다. 경제적 타격을 입은 프랑스 회사들이 젊은 노동자를 더 많이 해고한 이유다. 경제학자들은 프랑스 젊은이 수만 명이 가을에 실직할 것으로 예상한다. 젊은 층의 높은 실업률은 실물경제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겪어온 문제라고 WSJ은 설명했다.
 
현재 유럽 각국은 대대적인 재봉쇄만은 피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나이트클럽 폐쇄, 입국자 격리, 재택근무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프랑스는 마스크 착용 의무조치를 어길 경우 135유로(약 19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독일도 최소 50유로(약 7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는 재봉쇄를 할 경우 악화하는 경제 상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에게 "또 다른 봉쇄, 특히 전국적 봉쇄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있다"며 "아무것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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