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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전폭 지지" 국립법무병원 정신과 의사 전원 집단사표

중앙일보 2020.09.01 17:03
법무부 산하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에서 일하는 공무원 신분의 의사들마저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하는 의미로 사표를 냈다. 
  

원장 뺀 11명 집단 사표…"정책 철회하라"

1일 국립법무병원 정신과 의사 11명은 입장문을 통해 “우리는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후배들인 전공의들과 같은 뜻을 나누며 그들의 주장에 전폭적인 지지의 뜻을 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법무병원 소속 정신과 의사는 원장을 포함해 12명이다. 원장을 뺀 나머지 의사가 전원 사직하겠다고 한 것이다.  
국내 유일의 정신감정 센터이자 치료감호소인 충남 공주 국립법무병원 전경 모습. 국가 보안시설인 법무병원에는 현재 살인 범죄 환자 등이 수감, 치료받고 있다. 중앙포토

국내 유일의 정신감정 센터이자 치료감호소인 충남 공주 국립법무병원 전경 모습. 국가 보안시설인 법무병원에는 현재 살인 범죄 환자 등이 수감, 치료받고 있다. 중앙포토

이들은 “사회 안전을 위해 일해 온 국립법무병원 의사로서 스스로 본연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막중함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중요 의료정책이 잘못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고 또 동료 의사, 후배 전공의들이 자신들의 자리를 떠나고 있음을 보면서 마냥 침묵할 수는 없다”고 사직 이유를 전했다. 
 
치료감호소는 일종의 정신병원이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정신감정과 치료감호를 담당하는 유일한 기관이다. 범죄자를 수용하기 때문에 일반 의료기관과 달리 교도소 수준의 강한 통제가 이뤄진다. 1994년 전공의 수련병원으로 지정돼 매년 전공의 두 명이 이곳으로 수련을 받으러 오며 현재는 정신과 전공의 7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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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11명은 “본원 역시 공공의료기관 이자 전공의 수련기관으로서 여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배출한 곳이며 현 의료정책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이런 의사 표현을 하지 않아도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의료정책과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포함해 현재 추진 중인 공공의료 관련 정책들을 철회할 것 ▶전공의에 대한 행정명령 및 고발 취하 ▶향후 공공의료 정책에 대해 의사협회 등 전문가 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의 등도 요구했다.
 
송중일 법무부 치료처우과장은 “전문의들이 전공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며 “다만 진료 거부나 휴진은 아니다.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보단 우리가 의사 표시를 하는 게 낫다’는 입장으로 연대해 사직서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상·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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