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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새 190만명 몰려든 '코로나 라이브'...20대 청년의 작품

중앙일보 2020.09.01 16:19
실시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알려주는 사이트 '코로나 라이브'. 대학생 홍준서씨가 만들었다. [코로나 라이브 캡쳐]

실시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알려주는 사이트 '코로나 라이브'. 대학생 홍준서씨가 만들었다. [코로나 라이브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사이트에 네티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개장한지 일주일만에 190만명이 방문했다. 이 기간 동안 하루 최대 90만명이 방문하기도 했고 누적 페이지 조회수(PV)는 총 850만회를 기록했다. 바로 ‘코로나 라이브’다.

20대 개발자 홍준서씨 인터뷰

 
코로나 라이브트가 인기를 끄는 건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빠르게 지역별 실시간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현재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오전 11시, 질병관리본부는 오후 2시에 당일 0시 기준 확진자 수만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 사이트에서는 30분 전, 1시간 전 발생한 확진자 수까지 바로 볼 수 있다.  
 
이 사이트는 누가 만들었을까. 2000년생 홍준서(20)씨다. 홍씨는 호주 멜버른 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서 1학년을 마친 ‘새내기 개발자’다. 홍씨는 1일 “현재 병역을 위해 휴학 후 한국에 머물고 있다”며 “개인 프로젝트로 시작한 건 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이트를 찾아 얼떨떨하다”며 웃었다.
 

“확진자 현황 궁금해서 만들어"

실시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알려주는 사이트 '코로나 라이브'. 대학생 홍준서씨가 만들었다. [코로나 라이브 캡쳐]

실시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알려주는 사이트 '코로나 라이브'. 대학생 홍준서씨가 만들었다. [코로나 라이브 캡쳐]

 
홍씨는 "그저 확진자 현황이 궁금해서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했다. 홍씨는 “질본에서는 하루에 한 번씩 확진자 현황을 발표하니까 24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내가 사는 지역 정보를 얻기 위해선 각 구청 블로그에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실시간으로 모든 지역의 확진자 현황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코로나 라이브’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라이브가 실시간 확진자를 집계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지자체별로 발송하는 재난문자를 취합하는 방식이다. 전국 지자체가 관내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문자를 보내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확진자 발생 지역과 시간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하도록 설계했다. 홍씨는 자동 추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지자체 사이트에 접속해 오차가 없는지 확인 후 ‘코로나 라이브’에 확진자 수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홍씨는 최근 하루에 잠을 5시간밖에 못 잔다고 했다. 사이트 관리 때문이다. 그는 “오전 9시~오후 11시에는 재난문자를 집계하고, 이후에는 그날 생긴 버그를 수정하거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해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사이트를 찾아줘 신기하다. 부모님도 뿌듯해하시지만 ‘잠 좀 자라’며 건강을 걱정하신다”라고 전했다.
 

“내 사이트는 참고만…"

홍씨는 “혹시나 ‘코로나 라이브’가 질병관리본부에 피해가 될까 봐 걱정된다”고 했다. 코로나 라이브에서 집계한 확진자 수와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확진자 수가 다를 경우, 일부 시민들이 질본을 신뢰하지 못하거나, 손가락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질본에서 발표하는 정보가 가장 정확하다”며 “일부 지자체는 어제 확진자를 오늘 발표하는 등 지자체마다 집계방식이 다르다. 오차에 대해 문의 메일도 많이 오는데, 최대한 정확하게 집계하려고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으니 참고용으로만 봐달라”고 말했다. 코로나 라이브 공지사항에도 “대구는 당일 발생 확진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집계가 불가능하다. 민간이 취합한 집계이므로 공식적인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없다”고 적혀있다.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개발자 되겠다”

실시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알려주는 사이트 '코로나 라이브'. 대학생 홍준서씨가 만들었다. [코로나 라이브 캡쳐]

실시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알려주는 사이트 '코로나 라이브'. 대학생 홍준서씨가 만들었다. [코로나 라이브 캡쳐]

 
현재 서버운영비는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서버 비용으로 사용하고 금액이 남는다면 코로나19관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홍씨의 꿈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개발자’다. 그는 지난 2월에도 ‘코로나맵 라이브’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사이트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영어 등으로 확진자 동선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홍씨는 “두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개발자로서 뿌듯함을 느꼈다”며 “한 예비신부가 매일 제 사이트를 보고 큰 도움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개발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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