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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첫발 이후 11년…싸이도 못한 BTS 빌보드 싱글 정복

중앙일보 2020.09.01 12:30
지난달 30일(현지시간)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 무대를 첫 공개한 방탄소년단. [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 무대를 첫 공개한 방탄소년단. [AFP=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다.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2018년 5월 첫 1위한 데 이어서다. 1894년 음악 잡지로 시작한 빌보드는 1940년 음반 인기 순위 차트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1958년 싱글 순위를 가리는 ‘핫 100’과 1963년 앨범 순위 ‘빌보드 200’ 등으로 구분한 이후 현재는 매주 100여개 부문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팝 음악의 중심이 되는 지표가 생긴 지 70년 만에 양대 메인 차트를 석권한 K팝 가수가 등장한 것이다.  
 

방탄소년단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
한국 최초, 아시아선 57년 만 ‘핫 100’ 1위
앨범 차트 4연속 1위 이어 양대 차트 석권

특히 앨범 차트가 아닌 싱글 차트에서 비영어권 가수가 정상을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강력한 팬덤에 힘입은 앨범 판매량 및 스트리밍 횟수·유튜브 조회 수 등에서는 K팝 가수들이 강세를 보이지만, 미국 라디오 방송 횟수 등 보수성이 강한 항목에서는 점수를 얻기 쉽지 않아서다. 아시아 가수가 ‘핫 100’ 1위에 오른 것은 1963년 일본 가수 사가모토 규의 ‘스키야키’ 이후 57년 만이다. 2010년에는 한국계ㆍ일본계ㆍ중국계ㆍ필리핀계 멤버들로 구성된 미국 일렉트로닉 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라이크 어 지식스(Like A G6)’로 1위에 오른 바 있다.  
 

원더걸스 ‘노바디’로 싱글 차트 첫 노크  

2008년 11월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노바디’를 부르고 있는 원더걸스. [중앙포토]

2008년 11월 20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2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노바디’를 부르고 있는 원더걸스. [중앙포토]

K팝이 ‘핫 100’에 첫발을 디딘 것은 2009년 원더걸스의 ‘노바디(Nobody)’다. 그해 3월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원더걸스는 10월 ‘핫 100’ 76위에 올랐다. 2008년 한국에서 히트한 곡을 영어로 다시 부른 곡이다. 1주 만에 100위권에서 밀려났지만 K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당시 원더걸스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갔던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 프로듀서는 “조나스 브라더스의 북미 투어 오프닝 팀으로 42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공연 전후 2시간씩 관객들을 직접 만나며 바닥부터 인지도를 높여나갔다”고 밝혔다.  
 

전 세계 말춤 열풍 이끈 싸이 ‘강남스타일’ 

2012년 10월 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강남스타일’에 대한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무료로 대국민 감사 공연을 펼치고 있는 싸이. [일간스포츠]

2012년 10월 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강남스타일’에 대한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무료로 대국민 감사 공연을 펼치고 있는 싸이. [일간스포츠]

2012년 7월 발표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에서 남다른 화력을 자랑했다. 코믹스럽게 말춤을 추는 뮤직비디오가 화제가 되면서 7주간 ‘핫 100’ 2위를 기록했다. 비록 라디오 방송 횟수 등에서 미국 인기밴드 마룬5의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에 밀려 1위에 오르진 못했지만, 뮤직비디오 공개 넉달 만에 조회 수 8억 369만회를 기록해 당시 유튜브에서 역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위에 올랐다. 2020년 9월 현재 누적 조회 수는 37억회에 달한다. 일약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싸이는 2013년 ‘젠틀맨(GENTLEMAN)’으로 5위, 2014년 ‘행오버(Hangover)’로 26위, 2015년 ‘대디(DADDY)’로 97위 등을 기록했다.  
 

‘DNA’부터 ‘다이너마이트’까지 불굴의 BTS

2017년 11월 19일 미국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무대에서 ‘DNA’를 선보인 방탄소년단. [AP=연합뉴스]

2017년 11월 19일 미국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무대에서 ‘DNA’를 선보인 방탄소년단. [AP=연합뉴스]

2016년 투애니원(2NE1)의 씨엘이 영어곡 ‘리프티드(Lifted)’로 ‘핫 100’ 94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17년부터는 방탄소년단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2017년 9월 85위로 진입한 ‘DNA’는 2주차 67위로 상승했다. 그해 12월 일본계 미국인 DJ가 리믹스하고 미국 래퍼 디자이너가 피처링한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 버전이 28위로 진입해 10주간 차트에 머물렀다. 방탄소년단이 피처링한 스티브 아오키의 곡 ‘웨이스트 잇 온 미(Waste It On Meㆍ2018)’가 89위에 오르고,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작곡하고 미국 가수 라우브가 피처링한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ㆍ2019)’가 76위에 오르는 등 해외 아티스트와 협업한 곡들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방탄소년단 역대 빌보드 ‘핫 100’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방탄소년단 역대 빌보드 ‘핫 100’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2018년 5월 발매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 200’에서 정상을 차지한 이래 앨범 차트에서 4연속 1위를 기록하면서 ‘핫 100’ 성적도 본격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3집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가 10위로 진입한 이후 9월 ‘아이돌(IDOL)’이 11위, 2019년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8위에 올랐고 올 2월 ‘온(ON)’은 4위까지 갔다. 
 
1월 선보인 정규 4집 선공개 곡 ‘블랙 스완(Black Swan)’이 57위로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지난달 21일 발표한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1위에 오르면서 정점을 찍었다. 팬들이 자체적으로 벌여온 라디오 캠페인에 미국 배급을 담당한 콜럼비아 레코드의 지원사격이 더해진 결과다. 처음부터 영어 곡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대신 한국어 곡으로 팬덤을 다진 이후 전세계로 확장된 팬들을 위해 영어 곡을 발표한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블랙핑크 ‘아이스크림’ 새 기록 쓸까 기대  

지난달 28일 미국 배우 겸 가수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신곡 ‘아이스크림’을 공개한 블랙핑크.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지난달 28일 미국 배우 겸 가수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신곡 ‘아이스크림’을 공개한 블랙핑크.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는 2018년 6월 ‘뚜두뚜두’로 ‘핫 100’ 55위에 진입하면서 방탄소년단과 함께 쌍끌이 흥행을 시작했다. 2019년 4월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로 41위, 올 6월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으로 33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4400만명을 돌파해 전 세계 아티스트 4위에 오른 ‘유튜브 퀸’ 답게 스트리밍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팝스타들과 협업한 곡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2018년 영국 싱어송라이터 두아리파와 함께 한 ‘키스 앤 메이크 업(Kiss and Make Up)’은 93위, 올 초 미국 팝의 여제 레이디 가가와 협업한 ‘사워 캔디’(Sour Candy)’로 33위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공개한 미국 배우 겸 가수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아이스크림(Ice Cream)’이 새로운 기록을 쓸지도 관심사다.
 

64억명 본 ‘아기상어’ 유튜브 1위 노려 

핑크퐁의 ‘아기상어’. 영어 버전인 ‘베이비 샤크 댄스’ 동영상이 인기다. [사진 스마트스터디]

핑크퐁의 ‘아기상어’. 영어 버전인 ‘베이비 샤크 댄스’ 동영상이 인기다. [사진 스마트스터디]

이색 기록으로는 2019년 1월 ‘핫 100’ 32위로 진입해 20주간 머무른 핑크퐁의‘아기상어’ 영어 버전이 있다. 스마트스터디가 만든 유아 콘텐트로, 동요가 빌보드 메인 차트에 진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베이비 샤크 댄스(Baby Shark Dance)’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64억회를 기록해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 2위에 올랐다. 2017년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루이스 폰시가 부른 ‘데스파시토(Despacito)’가 기록한 69억회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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