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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답답했던 '세금 분쟁', 나아지나…조세심판관 첫 증원

중앙일보 2020.09.01 10:38
셔터스톡. [중앙포토]

셔터스톡. [중앙포토]

길게는 1년이 넘게 걸렸던 조세심판원의 납세자 구제 절차가 빨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6명으로 구성된 조세심판원 내 상임 심판관(2급)을 8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의결했다. 상임 심판관 증원은 조세심판원이 출범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심판관, 얼마나 느나? 

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고 심판관 2명을 증원하고 소관 과 2곳을 늘리는 내용의 조세심판원 조직 개편 방안을 의결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기관인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이 부당하게 세금을 부과할 경우, 납세자들이 구제를 받기 위해 찾는 기관이다. 그러나 그동안 인력·조직 등의 미비로 만족스러운 권리 구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조세심판원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시행을 목표로 ‘납세자 권리구제 강화를 위한 개혁 방안’을 추진해 왔다.
 
우선 현재 6명(국세 5명, 지방세 1명)으로 구성된 상임 심판관은 8명(국세 6명, 지방세 2명)으로 늘어난다.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상임심판관 1명이 처리하는 조세 심판 건수는 2008년 1772건에서 2018년 2546건으로 44% 늘었다. 출범 이후 심판 청구 건수는 2008년 5244건에서 2018년 9083건으로 73% 증가했지만, 심판관 수는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심판 처리, 얼마나 빨라지나 

이렇다 보니 납세자가 조세 심판을 청구한 뒤 최종 결정서를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6개월 이상 걸렸다. 길면 1년이 넘는 경우도 있었다. 심판관들이 맡는 사건 자체가 급증하다 보니, 납세자들이 심판 당시 충분히 자기 주장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했다. 현재 납세자 한 명에게 배정되는 의견 진술 시간은 5~10분 정도에 불과하다. 조세심판원의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하는 심판관 수 자체가 늘어야 사건 처리 속도도 빨라질 수 있는 구조다. 앞으로 심판관 2명을 증원하면 상임 심판관 1명당 처리하는 조세 심판 건수가 기존 2500여건에서 1700여건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심판관 증원안은 통과했지만, 실무자 증원안은 부결됐다. 또 과거 판례 등을 분석해 조세 심판을 지원하는 조정검토팀도 별도의 ‘실’로 승격하는 방안도 통과되지 못했다. 현재 조정검토팀이 총무·인사 등의 기능도 함께 담당하는 행정실 산하에 한 데 있다 보니 심판 처리 과정에서의 전문성·신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지난해 2월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조정검토팀 승격 방안을 권고했지만, 관련 사항은 내년에 다시 추진키로 했다.
 
세정당국 관계자는 “세제 운영 3대 축인 조세(기획재정부)·징세(국세청)·권리구제(조세심판원)를 균형 있게 발전해 납세자 권익을 보호하자는 게 조세심판원 조직 개혁의 기조”라며 “심판관이 늘어난 만큼 관련 실무 인력 충원 등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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