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년 556조 '수수퍼 예산'…빚도 90조, 역대급 쌓인다

중앙일보 2020.09.01 08:30
내년 나라 살림이 556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수수퍼 예산’으로 짜인다. 세 차례 추가 예산(추가경정예산)을 쏟아부은 올해 예산 총액보다도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라고 정부는 설명하지만, 경기 부진에 세금 수입이 바닥이다. 초대형 예산의 이면에 눈덩이 적자와 국가채무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1년도 예산안' 사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1년도 예산안' 사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2021년도 예산안’을 확정했다. 총지출은 555조8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 512조3000억원 대비 8.5%(43조5000억원) 늘었다. 본예산에 1~3차 추경까지 더한 액수(546조9000억원)보다도 1.6%(8조9000억원) 더 많다.  
 
내년 정부는 예산 지출을 크게 늘려(8.5%) 잡았다.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던 2019년(9.5%)과 올해(9.1%)에 버금간다. 내년 예산 규모는 불과 12년 전인 2009년(284조5000억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빨라도 너무 빠른 증액이다. 
 
정부가 이번 예산안에 단 문패는 ‘코로나 극복, 선도 국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경기 회복을 견인하려 대규모로 나랏돈을 쏟아붓는다는 설명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예산안은 경제 회복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아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확장적 기조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한국판 뉴딜 사업에 21조3000억원 예산을 투자한다. 고용유지지원금, 민간 일자리 창출, 노인ㆍ장애인 공공일자리 등 각종 일자리 사업에도 30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사회 안전망 확충에도 46조9000억원을 들인다. 홍 부총리는 “먼저 ‘한국판 뉴딜’ 본격 추진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4대 영역, 즉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 미래 성장동력의 확보, 포용적인 고용ㆍ사회안전망 공고화, 마지막으로 국민 안전과 삶의 질 제고라고 하는 4가지 방향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연도별 예산안.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연도별 예산안.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규모 예산엔 그만큼의 대가가 따른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로 정부 수입은 지출 규모에 한참 못 미친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총수입은 올해보다 0.3%(1조2000억원) 소폭 증가한 483조원에 그친다. 
 
지출과 수입의 간극은 결국 빚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안일환 기재부 2차관은 “일반회계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89조7000억원”이라고 밝혔다. 국채 발행을 통해 빌려온 돈으로 모자란 예산을 벌충하겠다는 뜻이다. 90조원 가까이가 고스란히 빚으로 더 쌓인다.
 
내년도 재정수지는 109조7000억원 적자로 예상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6.7%로 치솟는다. 정부는 오는 2024년이면 국가채무 비율이 58.3%로 60%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와 수지가 조금 늘어나더라도 지출 증가를 통해서 재정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ㆍ임성빈 기자 newea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