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美에 공격당할수록 더 나온다···중국인 열광시키는 ‘국뽕’ 영화

중앙일보 2020.09.01 05:00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든 중국에선 영화관도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평년의 절반 수준이긴 해도 빠르게 회복 중이다. 이 회복세를 이끄는 영화가 하나 있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팔백(八佰)'이다.  
 
영화 '팔백'은 '상하이 전투'에서 활약한 800명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 바탕 항일 영화다.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탄받고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소재다. 5일 만에 10억 위안(약 1720억 원) 넘게 벌어들일 정도로 흥행세가 가파르다.  
 
영화 '팔백'

영화 '팔백'

 
중국인의 애국심에 불을 지펴 성공한 영화, '팔백'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작품들은 대부분 애국 코드를 탑재했다. 소재와 장르는 달라도 메시지는 비슷하다. 결국 중국의 승리로 귀결되는 이야기에 중국인들은 열광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며 이런 영화들이 흥행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중국의 욕망은 문화 영역으로도 뻗고 있다.  
 

캡틴 아메리카? 캡틴 차이니스! '특수부대 전랑2(战狼2)'

영화 '특수부대 전랑2'

영화 '특수부대 전랑2'

 
'애국 코드 탑재'로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2017년 개봉한 '특수부대 전랑2'다. 인민해방군 90주년에 맞춰 나와 무려 1조 원 가까이 벌어들였다. 무술인 출신으로 유명한 오경이 이 영화의 감독, 각본, 주연을 맡아 돌풍을 일으켰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특수부대(늑대부대) 출신인 주인공이 아프리카에서 수백 명의 인질을 붙잡고 있는 테러 집단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UN 마저 포기한 이 일에 중국 전사가 나서서 승리한다는 이야기에 중국인들은 환호했다. 개봉 당시 약 2억 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구 최고는 중국군 '오퍼레이션 레드 씨(紅海行動)'

영화 '오퍼레이션 레드 씨'

영화 '오퍼레이션 레드 씨'

 
2018년 개봉한 '오퍼레이션 레드 씨', 즉 '홍하이싱동' 역시 중국의 애국영화를 말할 때 빼놓으면 섭섭한 작품이다. '특수부대 전랑2' 만큼이나 공이 들어간 전쟁 액션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2015년 아덴만의 중국 군함이 예멘 내전으로 위험에 빠진 중국인들을 철수시킨 사건이 모티브가 됐다.  
 
임초현 감독의 전작 '오퍼레이션 메콩'(2016)에서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마약범죄 집단을 무찔렀던 중국인들이 2편 격인 이 영화에선 테러집단을 상대한다. 제작 단계에서 중국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흔적이 영화 곳곳에 묻어있다.  
 

우주에서도 중국이 짱 '유랑지구(流浪地球)'

영화 '유랑지구'

영화 '유랑지구'

 
이번엔 무대가 우주로 향했다. 지난해 개봉한 SF 영화 '유랑지구'는 역대 박스오피스 성적을 갈아치우며 다시 한번 '애국주의' 바람을 일으킨 작품이다. 마침 달 탐사선 '창어 4호'를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시켜 중국인들의 우주를 향한 꿈이 커진 때였다.  
 
중국 작가 유자흔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태양이 그 수명을 다하자 멸망 위기에 놓인 인류가 지구의 위치를 옮기기로 하며 시작된다. 그러다 목성과 충돌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중국인 우주비행사가 활약한다는 내용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수도 없이 보던 내용이지만 '미국인'의 역할이 '중국인'으로 바뀐 셈이다.  
 

중국인은 이토록 훌륭해 '캡틴 파일럿(中國機長)'

영화 '중국기장'

영화 '중국기장'

 
'중국기장'으로도 알려진 이 영화는 지난해 10월 개봉했다. 이 작품을 연출한 유위강 감독은 양조위 주연의 '무간도'를 만들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유명 감독이다. 그런 그의 연출작인 만큼, 만듦새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위험한 상황에서 탑승객 모두를 안전하게 구해낸 파일럿을 주인공으로 한 항공 재난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한편, 유위강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활약한 중국 의료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중국의사'를 내놓겠다고 최근 밝혔다. 애국주의 코드가 또 등장하리란 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