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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동북아 바다는 항모 대결, 경항모 확보해 해양주권 지켜야

중앙일보 2020.09.01 00:35 종합 29면 지면보기
정안호 전 합참 전략기획부장 예비역 해군 소장

정안호 전 합참 전략기획부장 예비역 해군 소장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의 해군력 확충과 공세적 운용 움직임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 해군의 항공모함 확보가 시급하다. 주변국 항모 운용에 대비해 항모 기능을 할 수 있는 대형수송함(LPX-II)이 2021~2025 국방 중기계획에 최근 반영됐고 2030년경에 운용될 수 있도록 개념 설계가 진행 중이다.
 

일본·중국은 항모 전력 속속 확대
해군의 전투력과 생존력 키워야

국방 개혁 취지를 고려할 때 북한과 주변국 위협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합동전력인 항모를 확보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도 항모 보유 필요성을 놓고 논쟁이 있고, 탑재 전투기의 확보 방법을 놓고도 이견이 나온다.
 
2020년대 중반이 되면 일본과 중국 모두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한 항모를 보유하게 된다. 일본은 2만7000톤급 이즈모 함과 카가함 2척을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항모로 개조할 예정이다. 2026년부터 F-35B를 실전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6만 톤급 랴오닝함 등 항모 2척을 운용 중이다. 2016년 J-31 스텔스 함재기의 시제기를 개발해 운용능력을 키우고 있다. 기존 2척과 별도로 8만 톤급 항모 2척을 2023년을 전후로 취역하고, 핵 추진이 가능한 최대 10만 톤급 항모 2척도 2030년경 취역해 모두 6척을 보유할 전망이다.
 
이처럼 주변국의 항모 보유 경쟁으로 동북아 바다에서 해상전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기존의 수상전 중심에서 항공전으로 확대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주변국 항모에 대한 대응 전력으로 항모의 유용성을 평가하고 획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항모가 없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항모 대신 다른 대안은 없는가를 판단해 봐야 한다.
 
먼저 독도·이어도 등 해양 분쟁 현장에서 우리에게 항모가 없을 때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주변국의 항모 스텔스 전투기의 위협으로부터 항공기의 엄호를 받지 못하는 우리 수상전투단의 생존 가능성이 취약해진다.
 
분쟁이 발생하면 현장에 있는 주변국의 항모 탑재 스텔스 전투기는 수 분 내에 우리 수상전투단을 기습 타격하고 1시간 내외에 전투상황을 종료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대응하는 우리의 지상 발진 F-35A는 200㎞ 이상을 비행해 공중급유를 받으며 분쟁 현장에서 운용해야 하므로 적시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적정 규모의 지상 발진 F-35A가 공중급유를 받으며 주야 24시간 현장에 대기하는 것은 기상과 작전 거리 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
 
특히 주변국이 공격 시기와 장소 선택의 주도권을 갖고 있어 항모 스텔스전투기에 의한 기습 공격을 시도할 때 우리 수상전투단의 생존 가능성은 더 취약해진다.
 
둘째, 항모 이외의 대안을 따져 보자. 잠수함은 주변국의 다중 대잠 경계망을 뚫고 항모에 접근해 어뢰 공격을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대함미사일은 항모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공격이 가능한데 공중 우세권이 확보되지 않으면 표적 정보를 정확하게 획득하기가 어려워 운용상 애로점이 많을 것이다.
 
이런 사정을 두루 고려할 때 항모를 조기에 확보하고 항모 탑재 스텔스 전투기를 적기에 도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현재 도입 중인 지상 발진형 F-35A 40여대에 이어 함상 발진형 수직이착륙기 F-35B 20여대를 우선 구매할 전망이다. 그런 뒤 F-35A 20여대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당초 60대 규모였던 F-35는 80대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우리 군의 공중 전투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나 중국에 비해 스텔스 전투 기능이 월등한 F-35A/B로 북한의 직접적 위협과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다. 특히 항모의 조기 확보는 분쟁 현장에 있는 해군 장병의 생존 가능성 확보와 해양 주권 수호에 직결된다.
 
정안호 전 합참 전략기획부장·예비역 해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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