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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투자한 주식 올랐다고 우쭐대지 말라

중앙일보 2020.09.01 00:03 경제 5면 지면보기
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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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증시가 활황이다 보니 이런저런 투자자 모임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무엇보다 지난 상반기 코로나 확산으로 증시가 출렁거리자 과거 급락한 주가는 단기간에 반등했다는 학습 효과가 작용해 ‘동학개미’가 탄생했다. 과연 동학개미들은 주식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자신을 과대평가할수록 경솔한 태도를 보인다. 심리학 용어로는 ‘통제의 환상’이다. 통제의 환상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거나 외부환경을 의지대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개인이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대부분 보통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만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주식투자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뭉치면 모든 상황을 마음먹기에 따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기도 한다. 이런 투자자에게 기술적 분석이나 종목 분석은 통제의 환상을 부추기는 강력한 무기다. 그래서 관련 지식을 쌓아갈수록 통제의 환상이 심해져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고 돈을 벌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사실 기술적 분석이니 종목 분석이니 하는 것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 대상이다. 이들 지표는 주가의 앞날이 미리 결정된 것처럼 보이게 해 투자자가 미래의 시세를 알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제 투자자는 모든 걸 통제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한 욕망에 불을 지른다. 욕망은 증시가 호황일 때, 그리고 어쩌다 투자한 주식이 올랐을 때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이는 주가에 대해 과잉 낙관을 불러일으켜 경솔한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잦은 매매를 하게 만든다. 그러다 시장이 기울어 손실을 보게 되면 바로 회복되겠지 희망 고문을 하며 가망 없는 주식을 부둥켜안고 세월을 보낸다.
 
개인이 투자 실패를 최소화하려면 자신이 주식시장의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다. 주식 관련 공부를 좀 했다고 통제의 환상에 빠져 자신이 마치 고수가 된 양 함부로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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