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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북한 유사시 의사 동원’ 법안 발의…이인영 “남북협력 연장선” 호응

중앙일보 2020.09.01 00:02 종합 12면 지면보기
의대 정원 확대 등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대립이 심화하는 와중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도로 북한에 재난 발생 시 남한 의료 인력을 긴급 지원할 수 있도록 한 법안(남북의료교류법 제정안)이 발의된 사실이 31일 알려졌다.
 

“우린 물건 아니다” 의사들 반발
기본권 제한 악법 즉각 철회 주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에서 이와 관련, “정말 (남한 의료 인력을) 강제적인 징발, 징집 수준의 행위로까지 가능한 건지는 좀 더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그동안 있었던 보건의료분야 협력의 연장선에서 상호 간에 어떤 절차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할 건지는 구체화되면서 논의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의의 여지를 열어둔 셈이다.
 
의료계에선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의사 등의 인력을 재난관리자원에 포함하도록 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황운하 민주당 의원) 발의와 맞물리면서 반발 수위가 더 높아졌다. 파업 중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는 물건이 아니다. 우리도 사람이다”라며 “(정부와 여당의 이런 태도가) 우리가 계속 싸우는 이유”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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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거세지자 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실제 북한 의료인과 교류 협력을 원하는 의료인을 상호 협력이 가능하도록 하는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장관의 논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의료계가 쉽사리 수긍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앞서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30일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
 
학회는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동원 명령을 인력에도 내릴 수 있고 조치의 요청을 받은 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요청에 따라야 하는 동원 체계가 된다”고 비판했다. 대한전임의비상대책위원회도 해당 법안을 “의료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악법이자 반인권적, 반헌법적인 법률 개정안”이라고 규정했다.
 
이태윤·김은빈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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