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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서 살아남는 법…시진핑, 책사 9명 불러 과외 받았다

중앙일보 2020.08.31 10:33
중국 공산당은 일당제를 유지하려다 보니 인권과 자유 부문 등에서 국제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지만, 정책 결정에서는 실수하는 경우가 드물다. 정책 결정에 앞서 각계의 의견을 두루 구하기 때문이다.
 

미국 압박 속 중국 내수시장 통한 성장 도모
“대도시 더 발전시켜 초대형 도시 만들어야”
“노동자 이동을 유연하게 할 환경 조성 필요”
“산업과 기술리더십 추구, 미국 기술봉쇄 깨야”
“일대일로 관련국부터 위안화 사용 확대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4일 개인적으로 9명의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좌담회를 개최했다. 한편으론 널리 의견을 구하고 다른 한편으론 중국 사회가 지향하는 바를 알리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중국 앙스신문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4일 개인적으로 9명의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좌담회를 개최했다. 한편으론 널리 의견을 구하고 다른 한편으론 중국 사회가 지향하는 바를 알리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중국 앙스신문 캡처]

 
중국은 내년부터 앞으로 5년 동안 시행할 제14차 5개년 계획을 지난 2년간 준비해 왔으며 이달부터는 중국 각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4일 9명의 경제학자를 초청해 과외 수업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9일 시 주석의 부름을 받은 경제학자들이 어떤 의견을 제시했을까를 평소 그들의 주장에 따라 정리하는 기사를 실었다. 9명의 학자가 자신의 소신과 의견을 시 주석 앞에서 개진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세계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 좌담회에서 정부 주도의 국가 성장을 역설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지난 29일 보도했다. [중국 신경보 캡처]

세계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 좌담회에서 정부 주도의 국가 성장을 역설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지난 29일 보도했다. [중국 신경보 캡처]

 
먼저 세계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는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산업정책을 계획해 국가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했을 것으로 봤다.
 
린 교수는 최근 베이징대 강연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이 5~6% 성장을 이어간다면 오는 2030년께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는 정부 주도의 경제발전을 역설한다.
 
루밍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 교수는 올해 47세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좌담회 참석자 중 가장 젊다. 그는 회의에서 중국은 대형 도시를 더 발전시켜 초대형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바이두 캡처]

루밍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 교수는 올해 47세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좌담회 참석자 중 가장 젊다. 그는 회의에서 중국은 대형 도시를 더 발전시켜 초대형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바이두 캡처]

 
9인의 학자 중 47세로 최연소인 루밍(陸銘) 상하이 교통대학 교수는 중국에 초대형 도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중국 정부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작은 도시들을 발전시킨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루밍은 정반대 의견을 갖고 있다. 그는 중국의 대형 도시를 더 크게 만들어 ‘메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이 같은 주장을 최근 중국 정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
 
차이팡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은 24일 열린 시진핑 주석 주재 좌담회에서 외부에 의존한 성장보다 중국 국내 중심의 발전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노동자 이주가 쉽게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바이두 캡처]

차이팡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은 24일 열린 시진핑 주석 주재 좌담회에서 외부에 의존한 성장보다 중국 국내 중심의 발전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노동자 이주가 쉽게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바이두 캡처]

 
차이팡(蔡昉)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은 중국의 자력 발전을 강조하는 학자다. 노동 전문가인 그는 외부에 의존한 성장보다 국내 중심의 성장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노동자 이주가 보다 쉽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성장의 동력을 중국 국내에서 찾으려는 시 주석의 귀가 솔깃했을 이야기다.
 
왕창린(王昌林)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원장은 미국의 기술 봉쇄에 맞설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
 
왕창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원장은 24일 시진핑 주석 주재 좌담회에 참석해 미국의 기술봉쇄를 깨는 책략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왕창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원 원장은 24일 시진핑 주석 주재 좌담회에 참석해 미국의 기술봉쇄를 깨는 책략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왕 원장은 전국적인 아이디어 경쟁을 강조한다. 베이징의 주도 아래 국가와 시장, 사회자원을 총동원해 산업과 기술의 리더십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미국의 화웨이(華爲) 제재 등 기술 봉쇄를 깰 수 있다는 것이다.
 
장위옌(張宇燕)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은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기 위해선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을 수호하면서 개방적이고 다자주의적인 무역 체제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보도했다.
 
장위옌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은 24일 열린 시진핑 주석 주재 좌담회에 참석해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기 위해선 중국이 세계무역기구의 규칙을 수호하면서 개방적이고 다자주의적인 무역 체제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바이두 캡처]

장위옌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은 24일 열린 시진핑 주석 주재 좌담회에 참석해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기 위해선 중국이 세계무역기구의 규칙을 수호하면서 개방적이고 다자주의적인 무역 체제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바이두 캡처]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를 지낸 주민(朱民) 칭화대 국가금융연구원 원장은 중국이 국제적으로 보다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를 지지하는 인물이다. 그는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더 많이 사용되게 해야 한다면서 우선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관련된 국가들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 부총재를 지낸 주민 칭화대 국가금융연구원 원장은 지난 24일 시진핑 주석 주재 좌담회에 참석해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 국가들부터 위안화를 쓰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국제통화기금 부총재를 지낸 주민 칭화대 국가금융연구원 원장은 지난 24일 시진핑 주석 주재 좌담회에 참석해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 국가들부터 위안화를 쓰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경제학자가 아닌 유일한 인물인 정융녠(鄭永年) 홍콩중문대(선전) 글로벌 및 당대 중국 고등연구원 원장은 중국의 외교와 내치에 있어 모두 중국 자신의 아이디어와 이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을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또 국내에도 잘 알려진 판강(樊綱) 중국 개혁연구기금회 이사장은 시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와 함께 개혁을 추구하는 경제학자 모임을 만든 인물인 만큼 중국의 지속적인 개혁을 촉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4일 9명의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를 초청한 좌담회엔 시 주석의 경제 책사 류허(劉鶴) 부총리와 가까운 관계인 판강 중국 개혁연구기금회 이사장도 참석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4일 9명의 경제사회 분야 전문가를 초청한 좌담회엔 시 주석의 경제 책사 류허(劉鶴) 부총리와 가까운 관계인 판강 중국 개혁연구기금회 이사장도 참석했다. [중국 바이두 캡처]

 
장샤오쥐안(江小涓) 칭화대 공공관리학원 원장은 중국의 국가 거버넌스 현대화를 주장하는 학자로, 시 주석이 강조하는 중국의 거버넌스 현대화와 궤를 같이하는 주장을 펼쳤을 것으로 SCMP는 전망했다.
 
류성쥔(劉勝軍) 중국 금융개혁연구원 원장은 “시 주석이 주재한 좌담회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며 “하나는 각계 의견을 듣는 것이지만 다른 하나는 좌담회 참가자 면면을 통해 중국 사회에 중국이 나아가려는 방향을 제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4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9명의 학자를 초청해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중미 관계 대응 책략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중국 앙스신문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4일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9명의 학자를 초청해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중미 관계 대응 책략을 모색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중국 앙스신문 캡처]

 
류 원장은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은 앞으로 중국 자신에 의존하는 경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중국 시장의 문을 닫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는 말과 함께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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